“우리, 의외로 섬세합니데이~!”
경남지역은 해안, 도서, 산악 지형 등 지리적 특성에 도심지와 대형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어 전력공급 환경이 매우 특수한 편이다. 관할구역에 사천, 남해, 통영, 거제 등이 포함되어있어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여름엔 더위와, 겨울엔 추위와 싸우며 늘 현장을 누비는 이들이 모처럼만에 내근 업무를 하는 날, 회의실엔 이들만을 위한 작은 카페가 차려졌다.
“점심 식사 후 커피 한 잔씩 하셨나요?”
특수설비&진단 파트를 위해 스페셜티 커피 시음 실습을 준비한 바리스타의 인사에 믹스 커피를 마시지 않고 기다렸다는 여섯 남자의 눈이 반짝거린다. 사무실에서 마시는 믹스 커피, 카페에서 흔히 마시는 아메리카노가 익숙한 이들이지만, 오늘 맛볼 커피는 과테말라, 에티오피아, 케냐 3개 국가의 ‘싱글 오리진 스페셜티 커피’다. 우리가 보통 마시는 커피는 다양한 원산지의 원두를 섞는 ‘블렌딩’인 경우가 많지만, 커피 애호가들은 원두 자체의 맛을 느끼고자 싱글 오리진 커피를 즐긴다고 한다.
특수설비파트와 진단파트 사우들은 세 개 국가에서 생산된 원두 향기를 직접 맡아본 후, 바리스타가 내린 세 잔의 커피를 맛보았다. 가공 방식이나 품종에 따른 맛과 향기의 차이를 찬찬히 음미해본 이들은 테이스팅 노트의 ‘여운, 산미, 바디감’ 척도에 체크하며 맛본 커피의 특성을 되짚어본다.
“이건 산미가 제일 세네요. 여운도 길고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커피를 맛본 진단파트 지대현 대리의 반응에 모두 깜짝 놀란다. 카페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그는 원산지까지 살펴 가며 즐겼던 건 아니지만, 맛에 대해선 예민한 편이다. 이에 질세라 특수설비파트 이동우 대리도 자신이 맛본 커피에 대해 평한다.
“저는 과테말라가 맛있었어요. 초콜릿, 견과류 향이 있어서 라떼로 먹을 때 맛있을 것 같아서요.”
지금 막 설명을 들었을 뿐인데, 아마추어로는 믿기지 않는 맛 평가를 내놓았다.
“저는 솔직히 모르겠네요. 다 적당히 맛있는데...?”
특수설비파트의 리더 김병수 차장은 믹스 커피로 단련되어서인지 다 비슷한 맛이란다. 그래도 ‘산미가 덜한’ 과테말라가 자신의 취향인 것 같다고 말하는 그에게, “그게 산미라는 겁니다, 행님~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 누군가 던진 농담에 회의실에 웃음이 가득 번졌다.
커피 맛도 좋았지만, 팀원들 반응이 좋아서 더 즐거웠어요.
김병수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