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와 사랑으로 쓰는 가을동화
김해지사 배전운영부 유재현 부장 가족
글 송지유 사진 루시엘 스튜디오
34년간 한전인으로 살아온 유재현 부장, 그 뒤를 이은 입사 8년 차 큰딸 유윤진 대리와 사위 김주원 대리까지. 근속 연수를 더하면 오십 년이 훌쩍 넘는 진정한 한전 가족이다. 내년 은퇴를 앞둔 유재현 부장과 이들 가족의 건강한 미래를 축원하며 모두가 한자리에 모였다.
![](com_images/sub0304_01.jpg)
![](com_images/sub0304_02.jpg)
입사 34년차
김해지사 배전운영부
유재현 부장과 입사
8년차 서부산지사
고객지원부 유윤진
대리 부녀
거울이 되어 준 아버지, 뒤를 따라 걷는 딸
고대 금관가야의 수도, 너른 평야를 자랑하는 경남 김해의 야트막한 언덕배기에 자리한 스튜디오. 바람은 차지만 햇살은 따사로운 가을 아침이다. 유재현 부장과 부인 김복순 씨, 큰딸 유윤진, 둘째 딸 유성진, 막내아들 유병훈 씨 삼 남매, 그리고 사위 김주원 씨와 손녀 김아윤, 강아지 유비까지 대가족이 총출동했다.
오늘의 시간이 더 특별하게 다가온 건 가족 중 무려 세 명이 한전인이라는 점이다. 1988년에 입사해 34년째 근속하고 있는 김해지사 배전운영부 유재현 부장을 필두로 큰딸 유윤진 대리는 서부산지사 고객지원부, 유 대리의 남편 김주원 대리는 북부산전력지사 변전부에서 근무 중이다.
“차장 승격하고 2년 동안 진주지사에 근무할 때 주말 가족으로 지냈거든요. 그때 큰딸이 고3이었는데 아빠로서 옆에 있어 주지 못했던 게 두고두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유재현 부장은 쌓아 두었던 미안함부터 꺼냈지만, 유윤진 대리는 항상 조언을 구했던 덕에 입사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과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제가 입사 전에 두 회사를 놓고 고민을 했어요. 그때 ‘그냥 아빠 회사로 와라’라고 하셔서 바로 결정했죠. 항상 큰 선택을 하거나 어려운 결정을 할 때는 아빠의 말씀을 따랐어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믿었고, 실제로도 그게 맞았던 것 같아요.”
딸을 잘 알기에 능력을 발휘할 곳으로 한전을 강력 추천했다는 유재현 부장. 그런 아버지를 따라 걷고 있는 딸. 이들의 동행은 신뢰와 이해의 길이다.
“아빠가 예전엔 회사 얘기를 잘 안 하셔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정확하게는 몰랐어요. 제가 인턴으로 아빠랑 김해지사에서 잠깐 같이 근무했을 때에야 알게 된 거 같아요. 인턴 때 아빠에게 누가 될까봐 정말 열심히 했었죠.”
유윤진 대리는 지금도 주변에서 ‘아버님은 참 훌륭하신 분’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사회인으로서 한전인으로서 어떻게 걸어가야 할지 다시금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도 말했다. 아버지는 딸에게 항상 가야 할 길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다.
직군의 벽을 넘는 이해, 막힘없이 통하는 즐거움
![](com_images/sub0304_03.jpg)
입사 동기에서 부부가 된 김주원, 유윤진 대리
2014년 입사 동기인 유윤진 대리와 김주원 대리는 신입사원 연수 교육 때 처음 만나 동향 친구로 우정을 쌓다 결혼까지 이어졌다. 유재현 부장까지 이들 세 명은 모두 직군이 다르지만, 덕분에 힘이 되는 일도 많다. 주위에서 해당 직군의 업무에 대해 잘 모를 때 대신 나서서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 주기도 한다. 또 한자리에 모였을 때 회사의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직군마다 서로 다른 시각이나 입장을 대변하다 보니 삼자 토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기술적인 이야기는 다른 분야 사람들과 말이 잘 통하지 않을 때가 있고, 그러다 보니 집에서 회사 이야기는 잘 안 했었죠. 지금은 딸도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이해가 생겨 공감을 잘해준답니다. 사위와도 대화할 때 막힘없이 통해서 굉장히 편하고 좋습니다.”
사위로서도 잘하지만, 동료로서도 든든하다는 유재현 부장의 칭찬에 김주원 대리 역시 장인 덕분에 힘을 얻는 일이 많다고 말한다.
“송변전 쪽은 배전 쪽과 직군도 지사도 다르다 보니 잘 모르거든요. 그런데 이제 배전 쪽 궁금한 건 장인 어른께 여쭤보고 정보도 얻곤 해요. 30년 넘게 같은 업무를 해오신 장인어른이 참 존경스러워요.”
현재 하고 있는 요금 관련 업무를 더 해보고 싶다는 유윤진 대리, 변전 정비만 계속 해온 김주원 대리는 계통 직군도 경험해보고 싶다며 앞으로의 희망을 더한다.
“저희 업무가 여름철 태풍이나 기후 변동을 예민하게 주시해야 하는데요, 특히 2003년도 태풍 매미 때 피해가 컸던 일이 기억이 납니다. 우리 회사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환경과 기후변화 문제를 장기적으로 챙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좀 더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열심히 잘하고 있는 후배들 믿고 기쁜 마음으로 떠나야죠.”
내년 3월 퇴직을 앞두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던 유재현 부장은 즐거웠던 일들은 지나면 희미해지는데, 힘들었던 기억은 더 잘 대처할 방법을 계속 찾게 된다며 여전히 강한 책임감을 보여준다.
유윤진 대리는 회사에 다녀 보니 오랜 세월 아빠가 얼마나 힘드셨을지 알게 되는 것 같다며, 은퇴 이후의 아버지의 활기찬 삶, 인생2막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com_images/sub0304_04.jpg)
![](com_images/sub0304_05.jpg)
1. 유재현 부장, 유윤진 대리, 북부산지사 변전부 김주원 대리까지 부녀&부부 한전인 셋이 나란히 카메라 앞에 섰다.
2. 눈을 마주치라는 주문에 웃음이 터져버린 삼남매
3.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부부도 추억을 한 장 남겼다.
“고맙다”, “사랑한다” 화목한 가족의 키워드
“아윤이 괜찮아? 좀 어때?” 아침에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4살배기 손녀 아윤이를 향한 할머니 할아버지의 눈빛엔 걱정이 가득하다. 낯선 공간이라 처음엔 엄마 아빠 옆에서 떨어지지 않더니 사진 촬영 몇 컷에 조잘조잘 말문이 열려 온 집안 식구들의 뜨거운 ‘하트’를 한 몸에 모은다.
“아윤이 태어나고 생일이라는 단어 개념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옛날에는 내 생일이고 내가 축하받는 날이었는데, 이제는 ‘엄마가 고생했던 날이구나’하는 생각이 커졌죠. 저희 삼 남매를 낳고 키운 엄마에 대해 이전보다 더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유윤진 대리는 취업준비생으로 마음 바쁜 동생들에 대해서도 고마움과 독려의 마음을 밝혔다.
“여동생 성진이는 저 고3 때 도시락도 많이 싸주고, 지금은 아윤이도 많이 돌봐주고 있는 늘 고마운 동생입니다. 병훈이는 다섯 살 차이가 나지만 친한 편이죠. 본인이 아파도 가족들 걱정할까 봐 먼저 신경 쓰던 순한 남동생이에요. 둘 다 취업 준비하느라 바쁜데 언제나 응원하고 있다는 거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온 가족의 조용한 응원 속에서 열심히 분투하고 있는 막내 병훈 씨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이는 바로 부모님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랑 같이 목욕탕을 갔었는데, 몸이 불편하신 할아버지가 혼자 힘들어하시더라고요. 아버지가 먼저 도와 드리겠다며 나서서 때를 밀어 드리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요. 엄마는 교육자로서 늘 예의 바른 사람이 되도록 저희에게 도덕적인 가르침을 주셨고요.”
김복순 씨는 이렇게 잘 자라준 자녀들에 대한 애정과 뿌듯함을 표하면서 남편, 딸과 사위까지 한전 가족인 점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인다.
“아이들이 정말 착하고, 제 마음 아프게 한 적 없이 잘 자라줘서 고맙죠. 아들은 누나들만 있다 보니까 조용한 성격인데, 사위하고 형님 동생처럼 잘 지내고 있어서 보기 좋고요. 다른 집은 가족끼리 모여도 부녀간에 대화나 교감이 많이 없어 고민이라는데, 우리 가족은 사위까지 합세해 늘 화기애애, 시끌벅적하죠. 그 분위기가 저는 참 좋아요.”
자녀들이 곧게 자랄 수 있도록 거름이 되어 준 부모, 그 가르침을 밑거름으로 단단한 나무로 성장한 자녀들. 서로에 대한 고마움과 배려로 알록달록 단풍잎처럼 서로에게 물들어 있는 이들 가족, 잔잔하고 따뜻한 한편의 가을동화를 써나가고 있다.
※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준수했고, 사진 촬영 시에만 마스크를 벗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