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HOME > People > 가족사진관

투닥투닥 토닥토닥 함께 걷는 길
경남본부 전력관리처 토건운영부 전예근 차장 가족

글 송지유 사진 지금여기 스튜디오

2년간의 주말 가족을 청산하고 올해부터 완전체가 된 전예근 차장 가족. 주말마다 부산 트레킹길 부터 남해안 곳곳을 여행하며 함께 걷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찐~한 사이답게 소소하게 투닥거리면서도 마음은 늘 토닥토닥 힘이 되어주는 이 가족의 매력 속으로 떠나본다.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전력시설의 초석

“얘들아~ 아빠 배 좀 봐봐~~~” “까르르르” “킥킥킥킥”
눈만 마주쳐도 웃음보가 터지는 두 딸에게 아빠 배는 폭발적인 웃음 촉발제가 되어 준다. 아내 양선영 씨와 아빠 바라기 하윤(9세), 하린(8세) 두 딸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배를 내밀며 기꺼이 희생(?)을 자처하는 전예근 차장. 지난해까지 나주와 김해로 떨어져 지냈던 이들 가족은 전예근 차장이 올해 초 경남본부 전력관리처 토건운영부로 옮기면서 완전체가 된 까닭인지 더욱 웃음이 많아졌다.
“토건운영부는 건축, 토목, 설비관리 파트로 구성되어있고 저는 건축 분야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사옥·변전소·내연발전소 등 전력시설물의 신축과 증축 설계 및 시공감독 업무를 비롯해 송변전 설비 보강, 증설공사와 건축물 리모델링을 포함하여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와 ‘아키텍처’가 결합된 분야인 만큼 기술적 부분은 물론 미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하는 게 제 일입니다.”
전예근 차장은 소수 정예로 근무하는 분야인 만큼 자신의 업무 소개부터 꺼냈다. 특히 최근 토건운영부의 업무 방향은 친환경 탄소 중립을 지향하며 옥외에 있는 변전 설비를 세련된 디자인의 건축물 안에 설계해 업무공간과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까지 본사 사옥건설처에 근무했던 전예근 차장은 강원 고성지사, 경기 광주지사, 부여지사, 영종지사 및 지금 진행 중인 세종통합사옥 현장까지 전국을 다니며 신축 공사를 진행했고, 지금은 경남본부에서 진해변전소의 옥내화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건축파트는 저를 포함 5명의 직원이 경남 일대의 변전소를 포함한 전력관리처의 건축물을 모두 관할하고 있습니다. 현장을 다니며 직접 감독을 하고, 사무실에서는 또 사무 업무도 병행하고 있죠. 무엇보다도 안전사고 없이 좋은 품질의 전력을 제공할 수 있는 건축물을 완성하는 게 가장 큰 바람입니다.”
현장에서 근로자들과의 소통과 원활한 조율을 위해서는 알아야 할 것도 세심하게 챙겨야 할 것도 많지만, 자신이 참여한 건축물을 볼 때면 보람도 크다고 한다. 더욱이 토건운영부는 전력의 바탕이 되는 시설물을 짓는 부서이기에, 전예근 차장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디자이너로서 자긍심을 갖고 앞으로도 전력시설의 초석을 단단하게 놓겠다는 비전을 키워가고 있다.

‘다름’이 ‘닮음’으로, 완전체가 된 반전 가족

전예근 차장은 청주가 고향이지만 2011년 첫 근무를 경남에서 시작하면서 지역과의 인연이 새록새록 깊어가고 있다. 양선영 씨와도 경남본부에서 근무하던 시절 만났다. 소개로 만나 6개월 만에 결혼했는데, 굵고 짧은 연애 기간만큼이나 프러포즈 스토리도 강렬하다.
“처음 만났을 때 집사람이 창원에서 제일 예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알아갈수록 ‘양카네기’라는 별명처럼 지혜롭고 내면이 더 아름다운 사람이더라고요. 때문에 ‘이 사람이다’ 싶어서 프러포즈를 준비했죠. ‘선영아 나랑 결혼해 줄래?’라고 플래카드도 붙여 놓고, 200~300개의 초에 불을 켜놓으니 방안이 열기로 후끈후끈한데 아내가 안 오는 거예요. 시간이 늦어지면서 초는 다 타서 꺼져가고 그을음과 냄새가 가득해서 애가 탔죠.”
연말인데다 크리스마스 즈음이라 산타 퍼레이드를 한다고 교통이 막히는 바람에 선영 씨가 도착했을 때는 초가 1/4이나 꺼졌다고 한다. 비록 살짝 어긋나기는 했지만 힘들게 하나하나 촛불을 켰을 정성과 그 마음에 부응해 선영 씨는 바로 ‘YES’라는 답을 돌려줬다고 한다.
“저는 안정적인 걸 추구하는데 반해 남편은 추진력이 강하고 진취적인 사람이에요. 또 저는 경상도 여자지만 차분하고 느릿한 편인데 충청도 사람인 남편은 빨리빨리를 재촉하는 스타일이에요. 저와 다른 그런 면이 오히려 더 듬직하고 편안한 느낌이었죠.”
이처럼 서로 다른 점에 끌리고 서로에게 없는 면을 채워가며 살아가고 있다는 선영 씨. 특히 이들의 다른 점이 가장 드러나는 부분은 아이들 교육 방식의 차이다. ‘휴대폰은 안 돼, 사탕 안 돼, 양치는 꼭 하고 자야 한다’는 선영 씨와 ‘휴대폰 무한 제공, 사탕 무한 제공, 양치? 그냥 자도 돼’라는 전예근 차장의 서로 다른 주장이 때로는 부딪치면서도 결국 최선의 방향을 향해 나아가며 서로 닮은 꼴을 만들어 가고 있다.
물론 이런 엄마 아빠의 다른 점이 딸들의 애정 점수에는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반전.
“엄마는 장난감 안 사주는데 아빠는 사주고, 엄마는 휴대폰 안 사주는데 아빠는 사줘요. 엄마랑 반대여서 아빠가 더 좋아요.”
잘 때면 엄마 옆에 붙어 자면서도 놀 때는 아빠가 좋다는 하윤이의 이유 있는 고백처럼 말이다.

“나주에 있을 때 매일 가족들과 통화했는데, 본사에서 숙소까지 가는 한 2km 정도 되는 길을
내내 영상통화하면서 걷곤 했죠.”

추억을 쌓으며 함께 걷는 길

“하윤이는 성격이 엄청 활발해요. 아빠 닮아서 밝고 긍정적인 데다 줄넘기를 10개도 못하는데도 2학기 때 줄넘기 장기 자랑을 하겠다고 할 정도로 도전적이죠. 놀이터에서 처음 만난 아이하고도 금방 친해질 정도로 사교성도 좋고요. 반면에 하린이는 새초롬하고 부끄러움도 많아서 밖에서는 말도 못 하고 쭈뼛쭈뼛하지만 집에서는 목소리가 제일 커요. 운동 연습도 다른 사람이 볼까 봐 밤 9시에 나가서 해요. 자기가 완벽하게 준비하고서 보여주는 편이에요.”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두 딸은 연년생이라 늘 사소한 걸로 투닥거리고 다투는 것이 일상이다. 말로는 서로 ‘싫다’면서도 실상은 늘 붙어 다니고, 밖에서는 같은 편이었다가 집에 들어오면 남남이 되는 ‘찐 자매’ 스킬을 날마다 선보이는 두 공주님이다.
“나주에 있을 때 딸들이 제일 눈에 밟혔어요. 금요일에 집에 왔다가 일요일 저녁에 가야 되는데 그때마다 딸들이 떨어지기 싫어하던 모습도 아른거리고요. 매일 가족들과 통화했는데, 본사에서 숙소까지 가는 한 2km 정도 되는 길을 내내 영상통화하면서 걷곤 했죠.”
다시 완전체가 된 만큼 주말에 함께 할 수 있는 게 많아져서 좋다는 이들 가족. 덕분에 주말마다 훌쩍 길을 나서고 있다. 주로 ‘이기대길’, ‘갈맷길’ 등 가까운 부산의 트레킹 길을 코스별로 따라 걷고 있으며, 트레킹을 하지 못할 때는 가까운 근교 산을 찾아 등산도 하고 있다. 또 가까운 거리에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명소들이 많은 만큼, 통영, 남해를 비롯해 섬까지도 포함해 남해안 곳곳을 섭렵할 계획이다.
“한 번 걸으면 3~4시간씩 걷는데, 애들이 힘들다고 하면서도 잘 걸어요. 같이 걸으면서 얘기도 많이 하고 서로에게 온전히 귀 기울이게 되는 점도 좋고요. 맛있는 것도 먹고 가족이 같이 걷는 추억을 함께 쌓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건강하고 행복하게 친구같이 의지하면서 잘 지내자는 당부를 서로에게 전하는 전예근 차장과 양선영 씨.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음을 잘 알기에 함께 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소중히 여기는 이들 가족의 걸음걸음마다 행복의 콧노래가 메아리처럼 번져간다.

※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준수했고, 사진 촬영 시에만 마스크를 벗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