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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을 설계하는 디깅Digging 가이드

글 편집실

좋아하는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일은 일상을 풍성하게 만든다.
‘소셜 미디어 피드에 자주 보여서’, ‘남들 다 하니까’ 해보는 것 말고! 내 마음에서 생겨나는 애정과
궁금증을 위해 파고들 때, 남과는 다른 나만의 멋진 취향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

“나 요즘 OOO 디깅 중이야”

‘디깅(Digging)’은 디제이 또는 음악 애호가가 자신의 재생 목록을 채우기 위해 음악을 찾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제는 소비문화, 팬덤, 특정 분야의 지식까지 그 대상이 확장되어 각자만의 독특한 취향 세계를 탐험하는 방법이나 태도를 의미하게 됐다. 말 그대로 내 취향·필요에 꼭 맞는 무엇을 채굴, 발굴하는 것이다.
‘영화 음악’이라는 주제를 예로 들어볼까? 만약 당신이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를 좋아해 ‘디깅’을 하다 보니, 유독 음악에 관심이 간다고 가정해보자. 영화의 스코어(score,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음악)를 만든 음악가 ‘존 윌리엄스’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은 건 당연한 일. 곧 당신은 그가 영화 <스타워즈>의 유명한 테마 음악을 만든 거장이라는 걸 알게 되고, 그 음악들을 즐기게 될 것이다. 또한 그와 ‘세기의 협연’을 만들어냈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에까지 관심을 뻗어 나가게 될지도 모른다.

멋진 취향? 정답은 없다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이나 음악, 예술가, 브랜드, 관심을 가질 만한 지식 분야 혹은 취미 활동이 있다면 삶은 훨씬 풍요로워질 것이다. 그것이 특별히 ‘힙’하거나 새로운 것일 필요는 없다. 내가 즐거우면 될 뿐, 남들의 기준에 애써 맞출 필요는 없다. 다만 가만히 있어도 내게 도달해오는 ‘기성품’이나 유행 같은 정보들보다는 내가 탐구하고 싶고, 더 알고 싶은 분야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런 것을 만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보와 자극에 열린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성품이 아닌 나만의 ‘힙한’ 취향 발굴하기

  • 취향 편식은 NO! 새롭고
    불편한 자극을 즐기자 #음악

    내가 좋아하고 익숙하게 즐기는 것이 아닌 다소 떨어져 있는 듯 보이는 분야로 관심을 확장해보자. 새롭고 불편한 자극은 탐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스트리밍 음악을 습관적으로 켜둔다면 인기 순위 100 대신 내가 좋아하는 곡과 유사한 음악 목록을 ‘랜덤’ 재생해보자. 존재하고 있는지도 몰랐던 것을 발견하게 될 확률이 높다.

  • 알고리즘에
    한 끗을 더하자 #스트리밍 #구독

    알고리즘은 의외로 정확하다. 내가 좋아해 자주 찾아봤던 배우가 등장하거나 특정 주제의 콘텐츠를 ‘귀신같이’ 찾아낸다. 하지만 여기에 깊이 매몰된다면 내 세계는 좁아질 것이다. 이럴 땐 내가 ‘디깅’하는 주제와 동떨어져 있는, 평소 별로 관심이 없었던 분류의 콘텐츠를 일부러 찾아보거나 ‘좋아요’를 눌러보자. 경제/재테크를 좋아했다면 과학이나 신기술을, 아이돌 음악을 좋아했다면 패션 관련 콘텐츠를 살짝 맛보자. 전혀 새로운 주제이나, 당신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정보를 만날 수 있다. 내 알고리즘을 정기적으로 환기시키고 업데이트해주는 팁이다.

  • 오프라인의 영향력을
    잊지 말 것 #책 #소비

    잘 꾸려진 서점이나 도서관의 큐레이션 서가에서 계획에 없던 책을 빌리거나 구매했던 경험, 한 번 쯤 있지 않은가? 일본의 츠타야 서점은 주요 콘텐츠인 책을 중심으로 한 취향 소비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다. ‘요리’ 코너에 가면 레시피북은 물론, 요리를 다룬 문학도서, 와인, 그릇을 함께 배치해 판매하는 식이다. 한국의 많은 서점, 편집숍들도 이러한 츠타야의 방식을 적극 벤치마킹했다. 따라서 관심 있는 책이나 소비재를 찾을 땐 주변을 함께 잘 살펴보자. 우리의 관심사 레이더망은 오프라인에서 더 잘 작동된다!

  • 정보 습득엔
    국경이 없다! #외국 매체 #팩트체크

    소셜 미디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은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내가 선호하는 인플루언서 채널이 떠먹여주는 ‘꿀팁’ 정보가 주는 효용은 크다. 하지만 그 정보들이 사실에 기반한 것인지, 요약 전달되며 놓친 건 없는지 점검하는 것은 내 몫이다. 요약본을 보는 대신 최소한의 팩트 체크를 통해 발행된 책이나 아티클의 원본을 보는 습관을 들이자.
    재테크를 위해 IT 기술이나 해외 기업들의 ESG 관련 뉴스를 챙겨보는 걸 즐긴다면, 해외의 공연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전문 외국어 매체를 읽거나 보는 편이 국내에 발췌, 번역된 정보를 접하는 것보다 정확하고 빠르다. 언어가 장벽이 된다면 번역기를 활용해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