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폭염,
전기요금 누진제까지…
전기요금 괜찮을까?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 대담
* 아래 내용은 ‘생생경제’ 방영분을 지면에 맞춰 축약 및 재편집한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방송을 확인하십시오.
권혁중 경제평론가(이하 권혁중) 여름 무더위 속에서 늘어나는 전기사용량과 전기요금 누진제로 인한 요금 폭탄을 걱정하는 분들을 위해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유승훈 교수로부터 자세한 내용 들어봅니다. 교수님, 폭염으로 전기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기요금 누진제 때문에 국민들의 걱정이 큽니다. 누진제 꼭 필요한가요?
유승훈 네, 누진제는 사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선진국에서 도입하는 제도인데요. 두 가지의 중요한 목적이 있어요. 우선 수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자, 수요를 억제하자는 목적이고요. 둘째는 어렵게 사시는 분들은 요금을 낮게 매기고, 여유 있게 많이 쓰시는 분들은 요금을 높게 매겨서 소득 재분배를 하자는 목적도 있습니다.
권혁중 올해 새롭게 바뀐 전기 요금 체계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유승훈 두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원가를 연계하는 것인데요. 전기를 생산하는 것에 들어가는 연료 가격이 올라가면 전기 요금도 올라가고, 그 국제연료 가격이 떨어지면 전기 요금도 떨어지게, 이렇게 원가에 연계시키고자 하는 것이 첫 번째 변화 내용이고요. 두 번째는 전체 전기 요금에서 기후환경비용을 별도로 분리 고지를 해서 소비자들이 본인들이 얼마나 기후 환경 비용을 부담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후환경 요금 분리부과’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연료비연동제
권혁중 2013년 이후에 요금 조정이 없었다고 알고 있는데요. 요금 조정이 계속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것 아닌가요?
유승훈 당장은 좋은 거 같지만, 한전의 적자가 누적 되면, 우리 자녀들이 나중에 그 요금을 다 부담해야 하거든요. 또 전기요금이 낮게 유지되다 보니 우리나라 전기 사용량이 세계에서 상당히 상위권일 정도로 많아 국가 경제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권혁중 한전에서 원가 변동분을 자체적으로 흡수를 해서 내부적으로 비용처리를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나요?
유승훈 한전이 쓰는 비용의 80% 이상이 전력구입비인데, 그 전기 가격은 결국 국제 원유가격에 연동이 되다 보니, 한전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전력을 구매하는 비용을 줄일 수는 없어요. 그래서 한전이 결국 원가 변동분을 반영하지 못하면 한전의 적자로 귀속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권혁중 연료비 연동제에선 전기요금도 기름값처럼 수시로 움직이는 것인가요?
유승훈 아닙니다. 전기요금은 분기에 한 번, 그러니까 일 년에 많아야 4번 조정 할 수 있고요. 올라도 최대 5원을 넘지 않도록 상한을 뒀기 때문에 국제연료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더라도 전기 요금이 급격하게 오르는 일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올해 국제 연료가격이 한 2배 정도 작년보다 올랐는데 1분기에 3원의 요금 인하를 했고, 2~3분기는 그 요금 인하한 수준이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어요.
권혁중 그렇다면 이 제도가 결국에는 유명무실한 제도가 아니냐는 시선이 있어요.
유승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특별한 상황이다 보니. 정부에서 낮아진 요금을 그대로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만, 국제 연료가격이 지금 두 배 수준으로 올랐기 때문에. 이번 4분기에는 어떤 형태로든지 올라간 연료비를 전기 요금에 반영을 하는, 즉 1분기에 3원을 낮췄기 때문에 최소한 4분기에는 3원을 올려서 작년 수준으로라도 유지를 하는 조정이 이루어져야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이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기후환경요금
권혁중 기후환경 요금을 외국에서도 별도 고지하나요?
유승훈 네, 물론입니다. 미국, 유럽, 일본 모든 나라에서 기후환경 비용을 전기 요금 고지서에 별도로 고지하고 있습니다. 독일이나 미국은 항목별로 일일이 세분화해 고지하고 있습니다.
권혁중 우리나라도 별도 항목으로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것이 맞다고 보시나요?
유승훈 네, 물론입니다. 앞으로 이 기후환경 대응과 관련된 비용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거든요.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는 것이죠.
권혁중 네, 그렇군요. EU의 경우에는 탄소국경세를 도입한다고 하던데. 이 탄소국경세가 전기요금과 관련이 있나요?
유승훈 네, 물론입니다. 탄소국경세는 우리나라가 유럽에 제품을 수출할 때 국내 각 전기의 소비자들이 이산화탄소와 관련한 비용들을 정확하게 부담을 안 하면, 부담을 안 한 만큼 EU가 관세를 매기겠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탄소감축과 관련한 기후환경비용을 전기 요금에 명시해 부과하면, EU는 관세를 매길 근거가 없어지게 됩니다.
전기요금 누진제
Q 폭염에 따른 냉방기기 사용 증가로 전기요금이 크게 증가하는 것 아닌가?
A
폭염에 따른 냉방기기 사용 증가로 전기요금이 크게 증가하는 것 아닌가?
주택용 요금은 2016년 누진제 개편(6단계 11.7배수→ 3단계 3배수)으로 대폭 인하되었으며, 2019년 7월 여름철에 전 국민 냉방비 부담 완화를 위한 상시 할인제도를 신설하여, 7∼8월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을 확대* 적용하고 있으므로 큰 폭의 요금 상승은 없을 것이다.
*누진 1단계 +100kWh, 2단계 +50kWh 확대
(1단계 200→300kWh / 2단계 400→450 kWh)
(단위 : 원)
* ’19년 이전·이후 동일하게 연료비 조정요금, 기후환경요금 반영(기반기금, 부가세 제외)
** 주택용 4인 가구 월평균 사용량은 약 350kWh 수준임
Q 월 450kWh를 초과해서 사용하면 할인 효과가 없나?
A 월 451kWh 이상 사용 시 전체 사용량에 대해 3단계 전력량요금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300kWh까지는 1단계 요금, 150kWh에 대해서는 2단계 요금을 적용하고, 450kWh 초과 사용량에 대해서만 3단계 요금을 적용하기 때문에, 450kWh 초과 사용 고객도 누진 구간 완화에 따른 할인 효과가 있다.
Q 월 예상 전기요금을 확인하는 방법은?
A 한전은 ‘우리집 전기요금 미리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한전 홈페이지 또는 스마트 한전 어플로 이용할 수 있고, 개별 가구의 계량기에 표시된 현재 수치를 입력하면 현재까지의 전력사용량과 월 예상 사용량 및 전기요금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