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생활의
재발견
김채은 대덕유성지사 고객지원부
작년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바이러스는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전엔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는 등 활발한 외부활동을 꽤 즐겼었죠. 하지만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저는 반강제적 ‘집순이’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변화된 일상이 답답하고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혼자 사는 제게 사회적 거리두기는 타인과의 거리를 체감상 더 멀게 느껴지게 했습니다. 집과 회사만을 오가는 일상을 반복하며 약간의 무기력함에 빠져있던 중 이대로 있을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나름대로 집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 위한 방법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은 퇴근 후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보낼 모자를 뜨기도 하고, 그동안 봐야지 생각만 했던 ‘진격의 거인’ 시리즈도 정주행했죠. 그러다 보니 ‘집콕’ 생활의 재미를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흥미롭게 보낸 시간은 ‘라탄 공예’를 할 때입니다. 등나무 줄기를 원료로 하는 라탄 소재를 엮어 바구니, 컵 받침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최근엔 코로나가 종식되고 피크닉을 즐기는 날을 꿈꾸며 나흘에 걸쳐 피크닉 가방을 만들었습니다. 한번은 주말 아침 먹는 브런치의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브런치 트레이를 만들기도 했어요. 내 손끝의 움직임대로 형체를 갖춰가는 라탄을 보며 집중하면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집니다. 만드는 순간만 즐거운 게 아니라 내가 만든 작품들을 사용할 때는 뿌듯하고 짜릿한 기분까지 듭니다.
무엇보다 라탄 공예의 매력은 엮어가는 동안은 잡생각이 사라지고 늘 붙어있는 휴대전화와도 잠시 멀어지게 된다는 것이죠. 다른 일과 생각을 멀리한 채 오롯이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이렇게 즐겁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일상의 제한은 아쉽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건 다행인 일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스스로를 돌보며 진정한 휴식을 얻게 되었으며, 그동안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나 자신을 등한시한 것은 아닐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 걱정도 크지만, 그 시간 속에서 각자 재미있는 일을 만들어 즐겨보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