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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비용 획기적 절감으로
해상풍력발전에 날개 단다!
세계 최초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 개발

글 장은경 사진 김민정(MSG스튜디오) 드론 촬영 유성근
자료제공 전력연구원

기후변화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탄소중립을 이루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가장 시급한 전 지구적 필수과제다. 우리 정부도 에너지전환과 그린뉴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앞당기기 위한 핵심 대안으로 해상풍력이 주목받고 있다. 해상풍력은 육상풍력과 달리 풍속과 풍량이 균일하고 소음이나 전파방해 같은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우며, 대형부지를 확보하기에 용이하다. 하지만 해상풍력에서 큰 걸림돌은 비용과 시간. 거대한 풍력발전기를 바닷속에 단단히 심는 작업은 육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며, 이는 곧 비용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가 바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냈다. 해상풍력발전기를 10일 만에 바다에 설치할 수 있는 해상풍력 일괄설치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낸 것이다. 개발의 주역들인 전력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소 연구진들로부터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에 대해 들어봤다.

해상풍력 일괄설치선에 실려 이동하는 터빈

해상풍력 일괄설치선이 제작되고 있는 모습

군산항 부두에 정박된 선박 위에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우뚝 서 있다. 높이가 무려 140m, 40층 고층빌딩과 맞먹는다. 무게는 1,500톤. 이 같은 초대형 5MW급 해상풍력기를 바다에 설치하려면 당연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우리 회사 전력연구원은 이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 공법에 사용되는 해상풍력 일괄설치선 진수식을 7월 7일 군산항에서 가졌다.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은 그동안 해상풍력기의 각 기자재를 분할 운송하여 바다 위에서 조립작업이 이루어져야 했던 것과 달리 해상풍력발전기의 블레이드와 터빈, 하부기초까지 육상에서 완전히 조립한 후 해상풍력 일괄설치선(Multi-purpose Mobile Base, 이하 MMB)에 싣고 바다 위로 운송해 설치하는 기술이다.
최대 1,500톤의 중량과 구조물 높이 140m의 고중량, 초장대 풍력터빈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들어 올리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MMB는 특수하게 제작된 선박으로 선체운동 해석기술, 운송 전복방지기술 등 최적화된 운송설치 시스템을 장착했다.

90일 걸리던 공기 10일로 단축, 비용 37억 원 절감

터빈이 실린 해상풍력 일괄설치선이 부두에 정박돼있다.

기존 공정으로는 5MW 발전기를 바다 위에 세우기까지 약 90일 정도 걸렸지만,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을 이용하면 단 10일 만에 가능하다는 것. 비용도 5MW 터빈 기준 풍력발전기 설치비를 약 37억 원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처럼 바다에 직접 풍력발전기를 세우는 해상풍력의 경우에는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각 기자재를 따로 운반해 해상에서 조립해야 하므로 기상이 악화될 경우 공사가 지연되곤 했다. 비가 오지 않는 화창한 날씨라 하더라도 바람의 세기에 따라 파고가 높으면 자재 운반은 불가능하며 하부 구조물을 세우기 위한 항타작업도 녹록지 않다. 또 하부 구조물이 세워졌다 하더라도 타워와 블레이드를 올리기까지 해상환경에 의존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또 이 같은 공사 지연은 비용 상승으로 직결된다. 이처럼 외해에서의 분리조립 시 기상과 해상환경에 따른 설치 난항을 자주 겪어 왔다.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을 사용하면 모든 조립라인이 육상에서 진행되므로 날씨의 영향을 적게 받아 공사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고 전력연구원 이준신 부원장은 설명한다.

시간과 비용, 환경까지 잡는다!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을 해상풍력발전기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석션기초공법이 적용돼야 한다. 하부구조물까지 전체를 한 번에 조립 후 운송하려면 하부기초를 해저면에서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말뚝을 박아 하부기초를 해저면에 고정하는 기존 방식은 하부구조물을 해저로부터 분리할 수 없어서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을 적용할 수 없지만 석션기초공법으로는 가능하다. 전력연구원이 2017년 개발한 석션기초공법 터빈은 속이 비어있는 철 파이프(강관)를 해저면에 거치하고 내외부 수압 차이를 이용해 기초구조물을 관입하는 급속 설치 기술이다. 이를 적용하면 시공비를 30% 절감하고 설치기간도 기존 30일에서 1일로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석션기초공법은 환경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존 공법은 하부기초에 말뚝을 박아 지반에 고정했기 때문에 암반 굴착과 시멘트액 주입 공정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항타 소음이나, 부유사 발생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했다. 하지만 석션기초공법을 이용하면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를 통해 해상풍력에서 가장 큰 숙제인 민원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진수식에서 정승일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MMB 개발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해상풍력 선진국인 유럽조차 아직 완수하지 못한 쾌거로, MMB를 활용한다면 2050 탄소중립의 핵심인 해상풍력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개발된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은 우리 회사의 서남권과 신안 해상풍력사업 하부기초 설치에 적용할 수 있으며, 민간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소규모 해상풍력단지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상탑 설치 해체, 해양선박 구조, 중대형 해양 구조물 운송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전력연구원 유무성 책임연구원은 기대감을 내비친다.
우리 회사는 1.5GW 신안 해상풍력사업, 1.2GW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사업과 100MW 제주 한림 해상풍력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2025년 제주 한림 사업, 2028년 전북 서남권 사업, 2029년 신안 사업의 개발과 건설을 완료하고 상업 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해상풍력사업의 발전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우리 회사에게 공사비용과 시간의 획기적 절감 효과를 내는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 개발의 쾌거는 더욱 큰 추진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초 해상풍력 일괄설치 기술을 개발한 전력연구원 주역들. 이준신 부원장(가운데), 유무성 신재생에너지연구소 책임연구원(오른쪽), 조동호 선임연구원(왼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