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母子 한전가족이 그리는
조화로운 무지개
합천지사 전력공급팀 진경옥 대리, 북부산지사 배전운영부 최호재 사원 가족

글 송지유 사진 부산 어느멋진날 스튜디오

어머니 진경옥 대리의 뒤를 이어 한전인이 된 아들 최호재 사원. 이들은 돈독한 모자 관계이자 든든한 선후배 관계다. 20년 세월을 한전 가족으로 지내온 이들이 만들어온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만나봤다. 재롱둥이 반려견 봉이까지 함께 한 특별한 순간을 전한다.

한전 母子의 함께 걷는 길

불볕더위를 뚫고 합천지사 전력공급팀 진경옥 대리 가족들이 부산 구포의 한 스튜디오에 모였다. 부산에 사는 큰아들 북부산지사 전력공급부 배전운영실 최호재 사원과 아내 조영미 씨 외에 진경옥 대리와 남편 최규진 씨는 진주에서, 막내 최호현 씨는 제주도에서 날아왔다.
진경옥 대리는 1년여간의 타지역 근무 외에는 20여 년을 합천지사에서 보낸 터줏대감이다. 이런 어머니의 영향 탓일까. 일찍부터 배전운영 업무에 관심을 가졌던 최호재 사원은 어머니에게서 한전 입사 권유를 받았을 때 자신의 길이라는 확신으로 입사 준비를 결심했다고 한다.
“직장 선배로서 어머니는 회사 생활에 적응 잘하고, 동료들과 잘 지내라고 많이 조언하셨어요. 실제로 합천지사에 근무하신 분들이 부산에 많은데 그분들이 모두 어머님과 친하게 지냈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어머니가 합천지사에서 잘해주신 덕분에 저한테도 잘해주시는 것 같아요.”
어머니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봐 왔지만, 입사하고 보니 그 그늘을 더 크게 느꼈다는 최호재 사원이다. 반면에 진경옥 대리는 아들이 같은 한전에 근무하는 점이 뿌듯하고 자랑스럽지만, 업무의 어려움을 잘 알기에 걱정도 많다고 한다.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어요. 안전도 그렇고 혹시나 지사에 누가 될까 싶은 걱정도 됐는데, 이제는 잘 하고 있으니까 믿음직스럽죠. 합천지사 전력공급팀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호재 나이랑 비슷한데, 다들 아들 같고 딸 같아서 항상 조심하라고 당부하고 마음으로 챙겨주다 보니 다들 저한테 ‘어머니’, ‘엄마’라고 불러요. 덕분에 지사에서 ‘대모’로 통합니다.”
지금껏 해온 만큼 앞으로 더 잘하고 싶다는 진경옥 대리를 거울로 삼아 최호재 사원도 “저희 운영실 사람들 모두 다치지 않고 계속 잘해나가는 게 제일 큰 계획입니다.”라며 열의를 더욱 단단히 다진다.

기념일 모아 모아, 좋은 기운 모아 모아!

“올해가 저희 부부 결혼 30주년 되는 해거든요. 또 호재가 작년 12월에 결혼해 새 식구가 생긴 것도 기념하고 싶고, 반려견 봉이가 함께 산지 5년이 되는 데다 작은아들이 지난 2월 제대했어요. 좋은 일들이 모두 겹쳐서 우리 가족의 행복한 마음을 사진에 담고 싶었어요.”
이번 사진 촬영이 너무 뜻깊다는 진경옥 대리. 합천 군청에 근무하는 남편 최규진 씨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5살 차이 오빠 친구로 처음 만났다. 한동안 끊어졌던 인연은 최규진 씨가 첫 근무지를 합천으로 발령받았을 때였다. 서울에서 지내던 진경옥 대리가 마침 고향인 합천으로 내려오면서 다시 이어졌고, 결혼해 알콩달콩 살던 두 사람에게도 힘든 시간이 찾아왔다.
“5년 전에 남편이 갑자기 혈액암 진단을 받았어요. 무균실에서 한 달 여 동안 같이 지냈죠. 무균실은 한 번 들어가면 못 나와요. 밥도 다 소독되어 들어오고 소독한 옷만 입고 TV도 없고요. 비닐로 감싸인 병상에서 기계를 많이 달고 있는 남편을 지켜보면서 참 마음고생 많이 했죠. 다행히 잘 치료되어 새로운 삶을 찾고 애들 결혼식도 보니 너무 행복해요.”
5년 전 퇴원 후 촬영한 가족사진 속에서는 남편의 머리숱 없는 모습이 계속 아쉬웠다는 진경옥 대리. 때문에 지금의 건강한 모습을 사진에 담게 된 오늘의 가족사진관이 더 특별하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가족의 애틋한 정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물론이지만 특히 내 생명을 살려준 은혜로운 사람이다 싶으니 아내가 참 소중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영원히 사랑해요~”
“네, 감사합니다! 퇴원 후 신랑이 더 잘해주고 친구처럼 모든 걸 같이 해서 더 좋고요. 요즘엔 설거지도 도맡아 하고, 퇴직 후에는 가사일도 자신이 하면서 외조하겠다고 해서 기대됩니다.”
진주에 거주하는 두 사람은 합천까지 매일 출퇴근을 함께 하면서 대화도 많이 나누고 정도 더 깊어져 제2의 신혼을 만끽하고 있다.

알록달록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가족

동갑내기 신혼부부인 최호재 사원과 조영미 씨의 첫 만남 역시 한전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취업 준비 중이던 영미 씨가 2018년 초반 북부산지사에 인턴으로 3개월 근무했었고, 1년여 후 우연히 다시 마주치면서 인연이 깊게 이어졌다. 진경옥 대리와 최규진 씨는 영미 씨 덕분에 집안 분위기가 바뀌고 딸이 생긴 거 같아 참 좋다고 말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도 영미 씨가 대신해 주는 등 살뜰하게 챙겨주는 마음 씀씀이가 정말 예쁘다며 며느리 자랑에 끝이 없다.
“처음 인사드리러 갈 때 어머님 아버님 결혼기념일이기도 하고, 저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편지를 썼어요. 결혼해서도 어머님 아버님이 편하게 잘 대해주시고, 호재 씨도 제 부모님께 잘하고 저를 많이 생각해 줘서 고맙죠.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새로 생긴 가족 안에서 안정과 행복을 느낀다는 영미 씨에 이어 최호재 사원도 “부모님이 많이 고생하셨으니까 퇴직 후 건강하게 하고 싶은 거 하시면서 재밌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희도 행복하게 잘 살고 2세도 건강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바람을 덧붙인다. 작은아들 최호현 씨는 제주도에서 의경으로 군 복무를 마친 후 현재는 제주도에 위치한 독립서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뭐든 알아서 척척 잘하는 아들로 부모님의 신뢰를 받으며 글 쓰고 여행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대로 즐거운 제주살이 중이다. 스스럼없이 애정 표현을 하는 호현 씨의 모습에 진 대리 부부는 미소가 절로 벙글어진다.
장성한 자녀들이 떠난 자리를 채워주는 이는 반려견 봉이다. “봉이는 장모님의 유일한 유산”이라는 최규진 씨의 소개처럼 봉이는 진경옥 대리 어머니의 말년을 지키며 웃음과 행복을 선사했던 특별하고 소중한 식구다.
“우리 가족의 모토는 ‘자기 일은 자기가 책임지고 잘 살아야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책임감 있게 잘 살아야 삶이 행복하다는 남편 최규진 씨의 행복론에 진경옥 대리는 “호재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며느리를 많이 챙겨주길 바라고, 작은아들은 자기 일을 맡아서 잘하니까 딱 영미 같은 며느리만 데려오면 좋겠어요.”라며 가족들에 대한 당부를 덧붙였다. 더불어 2~3년 후 남편이 퇴직하면 그동안 꿈꾸던 전원주택을 짓고 손주와 작은 며느리 등 새로운 가족들이 더 늘어나길 바라는 희망까지 행복한 꿈이 줄줄이 이어진다.
“우리 가족은 무지개 같아요. 호재 씨랑 도련님도 완전 다르고. 어머님이랑 아버님도 많이 다르지만 같이 모였을 때 뭔가 조화롭고 잘 어우러지거든요.”
영미 씨가 말한 것처럼, 이들 가족은 다양한 개성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조화롭게 연결되어 알록달록한 빛을 내고 있다.

※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준수했고, 사진 촬영 시에만 마스크를 벗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