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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팀워크로 항해하는
요트 원정대

글 송지유 사진 김보라

전력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의 사우 4인방이 한강에서 요트 체험에 나섰다.
바람을 동력으로 팀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요트 세일링을 통해 현재에 충실하고 순간을 즐기는 소박한 여유와 팀워크의 중요함을 되새겼다.

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 사우 4인방
요트 체험

(왼쪽 위부터)심민규 솔루션개발팀 대리, 조국현 전력빅데이터분석팀 사원, 김혜진 솔루션개발팀 연구원, 김경선 전력빅데이터분석팀 대리

똑바로 항해하라, 침로유지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과 햇살이 눈부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자리한 서울마리나 요트 클럽하우스에 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의 사우들이 들어섰다. 솔루션개발팀 심민규 대리와 김혜진 일반연구원, 전력빅데이터분석팀 조국현 사우와 김경선 대리다. 2019년 출범한 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는 전력 빅데이터에 인공지능(AI) 및 최신 데이터처리·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비즈니스 혁신 및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중 심민규 대리와 김혜진 연구원은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토대로 시각화 프로토타입 개발을, 조국현 사우와 김경선 대리는 연구소에서 진행되는 연구과제 지원업무를 하고 있다.
요트들이 즐비한 정박장에서 31피트 세일링 요트 MARG호에 승선하자, 항해를 이끌 강인재 선장이 요트를 움직여 출발했다. 요트는 무동력선이지만 입출항을 할 때는 동력을 이용한다. “요트는 세일(sail)을 올려 바람을 동력으로 항해하는데, 우리 배는 시속 10km의 속도로 달리는 크루즈입니다. 작대기처럼 생긴 운전대인 ‘틸러(tiller)’를 밀거나 당겨서 배를 움직입니다. 요트 항해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똑바로 가는 것, 바로 ‘침로(heading)유지’입니다.”
“와~” “우와아~” 틸러를 당기면 배가 오른쪽으로, 밀면 왼쪽으로 간다. 강 선장이 틸러를 밀고 당길 때마다 배가 기우뚱거리자 사우들은 몸이 쏠리면서 탄성을 쏟아낸다.
“틸러를 잡은 사람이 선장인데 ‘스키퍼(skipper)’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크루(crew)로 지금 네 명이 한 팀으로 팀워크가 중요합니다. 선수를 정면에서 바라보고 앞쪽은 바우(bow), 왼쪽은 포트(port), 오른쪽은 스타보드(starboard), 뒤쪽은 스턴(stern)입니다. 각각 바우맨, 포트윈치맨, 스타보드맨으로 불리며, 줄을 풀고 방향 전환을 보조합니다.”
강 선장의 말을 유념하며 제일 먼저 틸러를 잡은 스키퍼는 심민규 대리. 틸러를 과감히 당기자 동료들이 멋있다며 환호를 보낸다. 요트가 물살을 가르며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재미있는 사우들. 뒤편으로 자리한 국회의사당과 트윈 빌딩 등 여의도 풍경을 강물 위에서 바라보니 어느 이국의 도시처럼 느껴진다.

스키퍼와 크루 사이의 조화로운 팀워크

바람이 불어주니 돛을 활짝 펴 바람을 가득안고 속도를 내 본다. 돛대 맨 위를 보면 꼭짓점 모양과 풍향계의 화살표가 움직이는데, 이걸로 바람의 방향을 확인하면서 배의 진행방향을 정한다. 앞바람은 ‘크로스홀드’, 옆바람은 ‘리치’, 뒷바람은 ‘쿼터런’이다. 요트는 이 바람을 이용하여 지그-재그로 나아간다. 크로스홀드로부터 반대쪽 크로스홀드로 이동하는 사이의 방향전환을 ‘태킹(Tacking)’이라고 하며, 바람을 선미 쪽에서 받아 순항 방향으로 진행할 때 하는 방향전환은 ‘자이빙(jibing)’이다. 태킹과 자이빙을 위해서는 스키퍼와 크루 사이에 민첩한 위치 이동과 조화로운 요트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태킹 준비!” “태킹 준비!!”
스키퍼가 선창을 하자, 크루들이 복창하면서 요트 방향 바꾸기에 나섰다. 스키퍼는 항상 태킹과 자이빙의 시기, 주위의 여건(파고의 영향, 바람의 방향, 장애물 유무)등을 고려하여 정확한 명령을 내리고 동작을 취해야 한다. 또한 세일을 펴면 바람이 오는 방향에 따라 자리를 좌우로 잽싸게 바꿔 앉아야 한다. 이때 포트맨과 스타보드맨이 잡고 있던 시트(줄)를 풀어주자 주르륵 세일에 연결된 모든 시트가 일제히 움직이면서 세일 방향이 휙 바뀌었다.
바람이 더욱 잔잔해지고 스키퍼에 익숙해지자 최근 진행한 프로젝트 이야기도 오간다. 심민규 대리가 “최근 신규 변전소의 최적 입지를 예측한 모델을 시각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GIS 전문가인 김혜진 연구원의 도움이 컸다.”고 하자, 김 대리는 4명이 팀이 되어 함께 하는 요트처럼 업무 역시 크루들이 함께 항해를 완주해야 함을 반추했다. 조국현 사우도 “연구과제들은 연구원들의 빅데이터, 컴퓨터 공학적 지식에 배전, 송변전, 사무 등 실무지식이 융합되도록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진행된다.”며 협업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덧붙였다.

순간을 즐기고 현재에 충실하라

“자 이 순간을 즐기세요. 스키퍼는 운전을 하고 가장 편안한 자세를 찾아 릴랙스하는 겁니다.”
몇차례 스키퍼 임무를 교대하는 사이 요트는 양화대교를 눈앞에 두고 선회해 다시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며 서울마리나로 향한다. 요트에 익숙해지고 여유가 생기자 누군가 틀어 놓은 음악을 들으며 ‘물멍’ 홀릭의 시간을 가진다. 시원한 바람, 출렁출렁 뱃전에 부딪히는 물소리,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까지, 오감이 충족되는 순간들이 고스란히 각인된다.
“그냥 틸러를 잡고만 있는데 배가 움직여서 신기했어요. 반복되는 일상에서 조금 나왔을 뿐인데 도심 속에서 힐링할 수 있어서 좋았고요. 연구소는 기간이 짧은 과제들 때문에 급박한 상황이 많은데 요트 항해의 여유로움을 잠시 맛보니 양쪽의 균형을 잡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혜진 연구원은 바람의 방향을 살펴야 하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었다며 요트 운전에 자신감을 보인다.
“이색적인 경험이었는데 바람이 좀 아쉬웠어요. 돛도 활짝 펼쳐서 빠르게 질주하는 익스트림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바람이 잔잔한 덕분에 힐링은 제대로 한 것 같아요.”
심민규 대리는 업무도 요트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농담으로 한바탕 웃음을 자아냈다.
“저는 너무 익스트림일까봐 걱정했는데 딱 좋았어요. 물 위에 떠있던 그 순간이 평화롭고 좋았어요.”
‘침로유지’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들이 인상 깊었다는 김경선 대리는 순간을 즐기되 목표를 향해 충실히 나아가야겠다고 한다.
“세일 방향이 탁 바뀔 때, 바람의 추진력을 받는 그 순간이 인상적이었어요. 그게 바람이 바뀐 게 아니고 틸러 잡은 사람이 맞춰준 거잖아요. 한전이 요트라면 저희 연구소가 바람이고, 함께 하는 분들이 각도를 잘 맞추면 연구소도 회사도 잘 항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국현 사우는 연구소가 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요트 정박장에 내려서자 한강 위에 표표히 떠있던 시간이 꿈처럼 느껴진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넘어 ‘워라밸’의 균형감각까지 돌아본 체험, 여전히 반짝이는 물결처럼 짧지만 긴 여운이 남았다.

※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안전 수칙을 지키며 활동을 진행했고, 사진 촬영 시에만 마스크를 벗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