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HOME > Issue > 덕후 길라잡이

당신은 ‘ 식물 킬러’ 입니까?
반려 식물 덕후 되어봐요

글 김강호(<식물이 아프면 찾아오세요> 저자)

안녕하세요. 식물 집사이자 피아니스트로 활동 중인 독일카씨 김강호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일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야외활동을 대신할 만한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집에서 식물을 키워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죠? 하지만 식물을 전혀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은 ‘어떤 식물을 키워야 할지.’ ‘물은 얼마에 한 번 주어야 할지.’ 감을 잡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지금부터 식물 키우기의 기초에 대해서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스킨답서스 예전부터 가정에 하나씩은 키우고 있을만한 대중적인 식물입니다. 다른 식물에 비해 과습에 강하며 빛이 부족해도 잘 자라죠. 잎이 한두 장 붙은 줄기를 잘라 물에 꽂아두면 뿌리가 돋아나는데 뿌리가 돋아난 후 흙에 심으면 하나의 작은 화분이 생기게 되지요. 아니면 수경재배로도 계속 키워볼 수 있습니다.
  • 스파티필름 스파티필름은 식물에게 가장 치명적인 과습에 강하면서 동시에 건조에도 강하답니다. 물을 자주 주고 싶은 사람에게도, 물을 주는 것을 종종 까먹는 사람에게도 안성맞춤인 식물이지요. 또한 빛이 굉장히 부족한 욕실에서도 성장을 유지할 만큼 빛 요구도가 낮습니다. 물론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 아래 키우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환경을 맞춰줄 수 없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 경우 추천해요.
  • 고무나무 고무나무는 과습에는 살짝 취약한 모습을 보이지만 건조에 굉장히 강한 식물입니다. 크고 두꺼운 잎에는 수분을 저장해 두는데요. 그래서 오랜 시간 물을 주지 않아도 잘 버팁니다. 고무나무는 빛이 강한 야외에서도 잘 크고 빛이 부족한 실내에서도 잘 자라는데요. 사무실과 같은 자연광이 거의 없고 형광등만 들어오는 곳에서도 잘 자랍니다. 다양한 품종의 고무나무들은 빛이 부족해도 잘 살아가지만 잎에 얼룩무늬를 가진 뱅갈고무나무의 경우 빛이 부족하면 잎이 말리는 현상이 있습니다. 빛이 부족한 공간에서 고무나무를 키워 보시려면 ‘인도고무나무’를 추천합니다.

물은 일주일에 한 번 주세요?!

흔히 화원에 가서 화분을 살 때 이런 질문을 합니다. “물은 어떻게 주나요?” 대답은 대개 “일주일에 한 번 주세요”. 하지만 이 말만 믿고 화분에 일주일에 한 번 물을 준다면, 식물이 죽을 확률이 높아요. 물을 좋아하고 증산 작용(뿌리로 흡수한 수분을 잎을 통해 증발시키는 현상)이 활발한 식물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이 최적이지만, 과습에 약하고 수분 요구도가 낮은 식물에 일주일에 한 번 물을 준다면 뿌리가 썩게 되거든요. 또한 물주기는 식물의 크기와 화분의 크기에 따라서도 모두 다릅니다. 가장 쉽게 물을 주는 시기를 파악하는 것은 흙을 확인하는 것 입니다. 흙을 자세히 살펴보시면 수분을 머금었을 때는 어두운 색을 띠다가 흙이 마르면 밝은 색으로 변합니다. 그때 손으로 만져보면 손끝으로 수분감을 느낄 수 있어요. 화분의 겉흙의 색이 밝게 변하고 만져보았을 때 보송보송하다면 흠뻑 물을 주세요. 그리고 다시 흙이 마를 때까지 기다리세요. 일주일에 한번 물을 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관찰해 대응해주세요.

분갈이, 엄두가 안 난다면?
전문가의 손길에 맡겨요

식물을 키우다 보면 키도 커지고, 그만큼 뿌리도 화분 속에 꽉 차게 자랍니다. 분갈이가 필요한 순간이죠. 만약 분갈이를 한 번도 해보지 않으셨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요즘 대형 화훼 단지나 식물 아울렛엔 분갈이 코너가 굉장히 잘 되어 있습니다. 식물을 구입하면서, 또는 기존에 키우던 식물을 데려가서 화분을 구입한 후 그 화분에 심어 달라고 하셔도 된답니다. 전문가가 어떻게 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시고 다음번에는 직접 도전해보세요.

파테크! 도전해보실래요?

지난 겨울 한파로 대파 수확량이 많이 줄어서 요즘 대파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죠. 그래서 집에서 직접 파를 키워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파테크(파+tech)’라는 말도 생겨났죠. 화초를 키우기엔 부담스럽고 재미가 없게 느껴진다면 ‘입을 즐겁게 하는’ 베란다 텃밭에 도전해보세요.

대파 키우기

  1. 1. 뿌리가 붙어있는, 다듬어지지 않은 대파를 구입한다.
  2. 2. 뿌리를 포함한 하얀 대를 5~7cm 정도 잘라 화분에 심고 물을 흠뻑 준다. (윗부분은 먹어버려도 ok)
  3. 3. 빛과 바람이 잘 통하는 창가에 두고 관찰한다.
  4. 4. 화분 흙이 보송보송하게 마르면 물을 준다.
  5. 5. 대파가 많이 자라면 잘라서 먹는다.
    (2~3번 정도 수확해 먹을 수 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Q. 식물 잎이 노랗게 말라요. A. 식물의 잎이 노랗게 마르는 데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입니다. 이 경우 식물의 가장 아래쪽에 달려있는 잎사귀부터 차츰 변하는데요. 보기 싫다면 제거해 주셔도 좋습니다. 문제는 두 번째 이유 인데요. 보통 화분 속 흙이 항상 축축하게 젖어 있으면 뿌리가 과습으로 썩게 됩니다. 뿌리가 상한 식물은 잎을 통해 신호를 보내죠. 식물체의 전체 잎이 노랗게 되거나 새로 나오는 새잎이 노란빛이라면 물 빠짐이 좋은 흙으로 분갈이를 하고 과습이 오지 않도록 물주는 주기를 늘려줍시다.
  • Q. 집에 햇빛이 잘 안 드는데 식물을 키울 수 있을까요? A. 빛 요구도가 낮은 식물들이라면 자연광이 부족한 실내 거실에서도 충분히 멋지게 키울 수 있어요. 다만 빛 요구도가 높은 식물을 키우고 싶은데 빛이 부족하다면 과학의 도움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식물전용등을 시중에서 쉽고 저렴하게 구하실 수 있습니다. LED 소재라서 전기요금도 많이 들지 않고, 빛이 부족한 곳에서도 식물들을 건강하게 키워낸답니다.
  • Q. 수경재배로 키워도 될까요? A. ‘양액 재배’라고 식물에 필요한 여러 영양분들을 물을 통해 공급해서 키우는 재배법이 있는데 이 경우라면 거의 모든 식물을 수경재배로 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쉽지 않지요. 비료 요구도가 낮은, 즉 영양가가 적은 흙에서도 잘 살아가는 식물들을 택해 수경재배에 도전해 보세요. 스킨답서스, 워터코인, 개운죽을 추천해요. 주의하실 점은 정수되지 않은 ‘수돗물’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식물에게도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우리가 먹는 정수된 물에 키울 경우 최소한으로 필요한 미생물들까지 제거되어 성장에 지장을 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