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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적 사고, 한 걸음 더 나아간 긍정적 사고

“완전 럭키비키잖아!” 이 말이 무슨 말일까?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에게도 낯선 단어, 럭키비키. 이 단어를 알고 있다면, 어느 정도 MZ세대들과 소통하고 있는 사람일 듯싶다. ‘럭키비키’. 행운을 말하는 영어 단어 ‘럭키’와 유명 아이돌인 장원영의 영어 이름 ‘비키’의 합성어로 그 뜻을 말하자면, ‘매우 행운이다’라는 뜻이다.

MZ세대의 ‘원영적 사고’를
향한 열광

럭키비키를 보여주는 유명한 예가 있다. 이름난 빵집에서 빵을 사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바로 장원영의 앞에서 빵이 다 떨어졌다. 대부분 있는 대로 화가 날 만한 상황. 하지만 장원영은 ‘빵이 다 떨어져서 갓 구운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게 됐네. 역시 행운은 나의 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진짜 슈퍼 파워 긍정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 특히 MZ세대들은 이와같은 긍정적 사고를 ‘원영적 사고’라 칭하며 열광한다.
사실 긍정적 사고의 중요성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긍정적사고는 개인의 정신 건강, 대인 관계, 심지어 신체적 건강에까지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그런데 원영적 사고는 기존의 긍정적 사고와는 조금 다르다.
일반적으로 긍정적 사고는 ‘물이 반이나 남았네’처럼 현재 처한 상황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이점도 많지만, 단순한회피적 사고라는 비판도 많다. 상황을 논리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좋아’를 외치는 것은 현재 상황을 개선하는 데 있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를 중심으로 한
원영적 사고

원영적 사고는 무턱대고 ‘좋아’를 외치지 않는다. 우선 원영적사고에는 나름 합리적인 논리가 있다. ‘빵을 못 먹었지만, 그래도 좋아’가 아닌, ‘갓 구운 신선한 빵을 먹을 수 있다’는 이유를 제시한다. 상황을 논리적으로 파악하고 그 속에서 최대한 긍정적인 이유를 찾아낸다. 또한, 원영적 사고는 현재 상황이 나쁘지 않음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빵이 떨어졌어도 괜찮은 것이 아니라 빵이 떨어진 것이 더 좋은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바로 ‘나’다. 내가 행운의 사람이기 때문에, 행운도 나의 편이 되고, 그래서 이런 좋은 일이 벌어진다. 극도로 높은 자존감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차이점으로 인해 MZ세대들이 ‘원영적 사고’에 열광하고있다. IMF 이후 출생하여 성장한 MZ세대에게 사회와 개인의 관계는 이전 세대들과 다르다. 개인주의화가 심화됐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사회적 이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참여하는 것도 MZ세대들 아닌가. 하지만 그들에게 사회란 나를 영원히 지켜주는 곳이 아니다. 따라서 조직이나 집단을 위해 개인을 희생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구성원으로서의 의무와 역할을 마다하지는 않지만, 그보다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개인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MZ세대다.
따라서 MZ세대들은 상황에 순응하며 내뱉는 ‘괜찮아’에는 거부감을 보인다. 과거에 유행하던 김제동의 힐링적 조언보다 냉철한 서장훈의 팩트 폭격식 조언에 더 공감하는 것도 이와 유사하다. 운이 좋은 ‘나’는, 즉 특별한 나에겐 이 상황도 좋은 거라고 주장하는 원영적 사고는 ‘나’의 가치를 존중하는 MZ세대의 환호를 받을 수밖에 없다.

원영적 사고를 위한
‘한 걸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원영적 사고를 가질 수 있을까? 일단 긍정적인 마음과 태도를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보통 심리학에서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권한다. 첫째, 상황의 긍정적인 면에 주의를 더 기울여야한다. 둘째, 감사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불평, 불만보다는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며 감사함을 가짐으로써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셋째, 웃어라. 가짜 웃음이라도 웃도록 노력해야 한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처럼 웃는 표정 자체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하지만 높은 자존감과 연결된 원영적 사고를 갖기 위해서는 조금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우선 자신의 장점을 탐구하고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인에 대해 관심이 많은 MZ세대들이지만, 자신의 단점은 쉽게 알아차리는 반면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장점에 초점을 맞추고 더 개선하는 행위는 자존감은 높일 수 있다. 또한 최근 자존감 고양 방법으로 많이 언급하듯이 가시적이고 성취 가능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를 달성하는 성공 과정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기 충족적 예언이라는 말이 있다.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심리적 현상인데, 미신의 수준은 아니고 스스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으면 무의식적으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해서 결국은 그것을 이루게 된다는 심리학 이론이다. 원영적 사고가 자기 충족적 예언을 만나면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모두 원영적 사고로 언제나 행운이 깃든 인생을 살기를 기원한다.

글.최훈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