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전력수급 현황과 대응
지난 6월 24일부터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이 시작되었다. 올 여름철은 평년보다 무더울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전력수급 현황과 대응방안에 대해 알아보자.
전력수요의 예측 방법
전력수급 안정을 위한 사전대응을 위해 전력수요 예측은 필수적이다. 한전과 전력거래소는 주간 수요예측을 매일 시행하며, 전력수급 상황을 파악한다. 실제 수요보다 수요예측량이 많으면 전력구입비가 증가하고, 과다 운전 등으로 설비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반대로 실제 수요보다 예측량이 적으면 예비력이 낮아질 우려가 있어 전력수급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전력사용이 많은 계절인 여름·겨울철이 다가오면 산업부·한전·전력거래소·학계 등 전문가들이 모여서 여름·겨울철 전력수요 전망을 시행하고 전력수급 대응계획을 사전에 세운다. 전력수요 예측은 기온, 기상요인, GDP, 산업체 조업량, 과거 전기사용 패턴 등 주요 변수를 총괄적으로 분석해 산정한다.
2024년 여름철 전력수요 전망
기상청 전망에 따르면 올 여름철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 또한 많을 확률이 높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폭우, 폭염과 같은 이상 기상현상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데,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는 열돔현상으로 인해 기온이 56℃까지 오르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상이변은 세계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는 없다.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 전망한 올 여름철 최대전력은 작년 여름(93.6GW)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며, 산업계 휴가기간 후 조업률이 회복되는 8월 2주 차 평일에는 92.3~97.2GW 수준으로 예측된다. 만일, 폭염 발생 등으로 여름철 피크가 최대 예측전망 97.2GW를 시현하더라도 예비력은 전력수급 비상단계 기준(4.5GW) 이상 유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상고온, 발전기 불시고장, 재생에너지 불확실성 등의 변수가 발생하면 추가적인 예비력 하락으로 전력수급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2024년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구 분 | 전년도 여름철 (2023.8.7(월)17시) |
금년도 전망 (8월 둘째 주) |
전년 대비 |
공급능력 | 104.3 | 104.2 | △0.1 |
최대전력 | 93.6 | 92.3 ∼ 97.2 | △1.3 ∼ 3.6 |
예비력 | 10.7 | 7.0 ∼ 11.9 | △3.7 ∼ 1.2 |
예비율(%) | 11.4 | 7.2 ∼ 12.9 | △4.2 ∼ 1.5 |
최근 여름철 전력수요 패턴
경제성장, 냉방기기 보급 등으로 전력사용량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여름철 최대전력도 상승하고 있다. 작년 여름철에는 최대전력을 경신했고, 올해도 기상 영향에 따라 최대전력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 최대전력 발생 시간은 과거와 달리 기온이 가장 높은 15시경이 아닌 17시경에 주로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전력 계통에서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된 태양광과 같은 비계량 태양광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산정하지 못하고, 발전 전력량은 전력수요에서 상쇄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총 전력사용량은 17시경보다 15시경이 더 많지만, 15시경에는 비계량 태양광 발전량이 전력수요를 차감하여 최대전력이 17시경보다 낮게 형성된 것이다.
태양광 발전이 적었던 과거에는 여름철 최대전력 발생일이 기온이 높은 날에 주로 발생했으나 최근에는 날씨가 흐린 날에 비계량 태양광 발전량이 적어져서 최대전력이 발생할 수도 있다.
비계량 태양광 설비가 적어
총 수요와 시장수요는 동일함
비계량 태양광으로 인하여 총 수요 대비
시장수요 피크에서 약 7GW 수요차감 효과 발생
여름철 최대전력 발생 실적 비교
구 분 | 2012년 | 2013년 | 2014년 |
최대전력(GW) | 74.3 | 74.0 | 76.0 |
발생 시간 | 15시 | 15시 | 15시 |
구 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최대전력(GW) | 91.1 | 93.0 | 93.6 |
발생 시간 | 18시 | 17시 | 17시 |
여름철 전력수급 안정을 위한 대책
정부에서는 6월 24일부터 9월 6일까지 ‘여름철 전력수급대책기간’으로 정했으며, 전력수급 상황실을 운영하면서 실시간 수급상황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전력수급 상황이 올해 적정 공급예비력으로 판단하는 10.9GW 이하로 하락할 경우, 한전과 관련 기관은 단계적으로 추가예비력 자원을 활용하여 조치를 이행하게 된다. 한전의 추가예비력 1.6GW와 긴급 부하조정은 감축시험 등 사전점검을 6월에 완료했고, 비상상황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전력수급비상훈련」을 지난 6월 25일 실시해 추가예비력 자원의 가동과 대국민·언론·관련 기관 상황전파체계를 점검했다.
공공기관은 전력수급 집중관리가 필요한 7월 3주부터 8월 3주까지는 피크 시간대(16시 30분~17시 30분)에 냉방기를 순차운휴(30분씩 정지)하고, 예비력이 5.5GW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 실내온도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등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정부는 예고했다.
- 최대전력: 1시간 사용량의 평균으로 산정하는 하루 24시간 전력수요 중 가장 큰 값(순간 피크는 전력수요보다 높음).
- 설비예비력 = 발전설비전체 - 최대수요
- 공급예비력 = 공급능력(미가동 발전기 제외, 재생에너지이용률 반영) - 최대수요
- 운영예비력 = 공급예비력 중에서 30분 이내 발전이 가능한 발전량의 합
전력수급 비상발령체계와 추가예비력 자원의 운영
전력수급 비상(경보)은 운영예비력이 4.5GW 미만으로 하락할 때부터 발령한다. 공급예비력이 5.5GW 미만으로 예상되면 비상단계는 아니지만 ‘준비단계’를 운영하며 전력수급 상황실 운영을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운영예비력 수준에 따라서 ‘관심-주의-경계-심각’의 단계로 구분하여 추가예비력 자원 운영, 대국민 홍보, 전력설비 고장 대비 등 단계별 조치사항을 이행한다.
한전과 전력거래소, 발전사 등은 올 여름철 추가예비력 자원으로 7.2GW를 확보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감축용량이 약 4.6GW로 가장 큰 수요자원은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의무감축DR이다. 이것은 수요자원사업자가 고객들과 약정을 체결하여 DR(Demand Response)자원을 구성하고, 전력거래소의 요청에 따라 전력사용량을 줄이면 보상을 받는 제도다. 의무감축DR은 전력수급 비상 이전 공급예비력이 6.5GW로 예상될 시 시행할 계획이다.
한전에서는 추가예비력 자원으로 변압기 전압 하향조정, 냉방기 원격제어, 긴급절전 수요조정 세 가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변압기 전압 하향조정은 154kV 2차측 변압기 탭을 조정하여 고객 측 전압을 허용범위 내에서 낮춰 전력수요를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냉방기 원격제어는 사전에 약정을 체결하고 시스템을 설치한 고객의 냉방부하를 한전이 원격으로 조정하는 방법이다. 긴급절전 수요조정은 사전에 한전과 약정한 고객이 자율적으로 부하를 감축하고 지원금을 받는 제도인데, 지난 6월 26일 감축 테스트를 실제 시행하여 신뢰성을 확보한 바 있다.
운영예비력이 1.5GW로 떨어지는 전력수급비상 심각단계에서는 긴급 부하조정(부하차단)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것은 ‘블랙아웃’을 방지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순환단전’을 시행하는 것이다. 부하차단 대상을 500MW 단위로 그룹을 구분하여, 1회 1시간씩 순환하면서 부하를 차단한다. 2011년 9월 15일 시행했던 순환단전은 우리나라 전체에 큰 혼란을 초래했는데, 이러한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