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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마음에 ‘반짝’ 빛 들어오는 시간
본사 사우들의 CD 케이스 무드등 만들기

많은 이들이 행복은 로또와 같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의외의 곳에서 행복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 속 온몸을 짜릿하게 만들어주는 시원한 수박이 그렇고, 우박처럼 비가 쏟아진 후 우연찮게 올려다본 하늘에 쌍무지개가 떠 있을 때가 그렇다. 이처럼 작고 사소한 행복이 모여 우리를 이루는 삶이 된다. 본사 에너지생태계조성처 박세진 대리, ICT운영처 길대영 대리, 요금전략처 이정민 대리, 에너지생태계조성처 이지민 대리, 해외원전개발처 오상희 대리는 오늘 하루 자신의 마음을 빛내줄 CD 케이스 무드등을 만들며 작은 행복 하나를 만들었다.

CD 케이스, 그냥 플라스틱이 아니다?

이제는 추억의 소품으로 자리 잡게 된 CD. 최근 K-팝의 위상이 드높아지면서 CD를 찾는 전 세계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CD의 본 목적인 음악 감상을 위한 구매가 아니라 앨범 안에 들어 있는 굿즈를 수집하기 위함이 높다는 것. 실제로 2023년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CD 소비자의 52.7%가 굿즈 수집을 목적으로 음반을 구매한 적이 있고, CD로 음악 감상을 하는 소비자는 5.7%에 불과하다. 문제는 CD, CD 케이스 등이 대부분이 분리배출이 안 되는 혼합 플라스틱이라는 점이다. 단일재질의 플라스틱이 아니라 PP(폴리프로필렌)를 포함한 혼합재질의 플라스틱으로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하는데, 소각 시유해 물질이 발생한다. 게다가 염화 성분이 포함된 폴리염화비닐을 포함하고 있어 강한 부식성 가스도 배출한다. 여기에 CD 케이스를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발생하다 보니 최근 CD의 환경오염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음악 CD든, 영화 DVD든 팔리는 것만 팔린다. 그렇다면 대중의 선택을 받지 못한 오래된 CD들은 어떻게 될까? 당연히폐기되기 마련이다. 나주에 위치한 공방 ‘바른쓰임’이 CD 케이스 업사이클링에 주목한 데는 여기에 있다. 한 음반 가게가 문을 닫자 대량의 앨범 CD 처리에 문제가 생겼다. CD 케이스부터 시작해 CD까지 혼합 재질의 플라스틱이기에 분리배출이 안 되는데, 바른쓰임이 이를 모두 수거하여 무드등으로 업사이클링 한 것이다.

각자의 개성에 맞춘 도안 그리기

오늘 시야가 탁 트인 나주 본사 31층에서 CD 케이스로 무드등 만들기 체험이 이뤄졌다. 가장 먼저 CD 케이스에 아크릴펜으로 그릴 도안을 선택해야 한다. 다양한 도안을 한 장 한장 유심히 살펴보던 이들이 각자 마음에 든 그림을 집어 들었다.
CD 케이스를 열고 바깥 면엔 도안을, 안쪽 면은 도안을 따라 아크릴 펜으로 선을 따는 작업이 시작됐다. 캘리그래피의 경우 아크릴 펜으로 글자를 쓰는 게 아니라 송곳처럼 끝이 뾰족한 도구로 CD 케이스 안쪽 면을 긁어야 하는데, 이 작업이 어려워 보이는지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 “캘리그래피하시는 분 아무도 안 계실까요?” 강사의 말에 박세진 대리가용감하게 손 들었다.
길대영 대리는 기존의 도안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그렸다. 바로 <짱구는 못말려>의 부리부리대마왕이다. 스마트폰으로 부리부리 대마왕을 검색한 후 마음에 드는 포즈를 찾아 그에 맞춰 그리기 시작했다. 이지민대리와 오상희 대리는 바닷속 거북이 도안을, 이정민 대리는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를 그려 나갔다.

어둠을 밝히는 무드등처럼

모두의 주목을 받은 건 고래를 그린 이정민 대리다. 마치 전시회에 걸린 미술 작품처럼 근사하게 그렸기 때문. 미대 나온것 아니냐는 장난 어린 의혹 속에 하나둘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의외의 복병을 만난 이는 부리부리 대마왕을 선택한 길대영 대리다. CD 케이스 정중앙에 부리부리 대마왕을 그려놓고 보니 2% 허전해 보였기 때문이다. 고민하는 길대영 대리를 향해 주변에서 <짱구는 못말려>에 나오는 강아지 캐릭터 ‘흰둥이’를 추가해 보는 것은 어떠냐는 제안을 했고, 길대영 대리가 손뼉을 치며 흰색 아크릴 펜을 집어들었다.
글씨를 긁는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촘촘하게 긁을수록 불이 들어올 때 예쁘다는 강사의 조언에 눈이 빠져라 CD 케이스를 긁는 박세진 대리가 “손이 너무 아프다”며 혼잣말을 했다.
하지만 궂은 일일수록 완성되면 더 보람이 있는 법. 완성한 CD 케이스를 우드 받침대에 꽂은 후 전원을 켜니 ‘반짝’ 불이 들어왔다. 모두 작은 탄성을 내뱉으며 자신의 작품에 뿌듯해했다. 특히 나주 본사 31층 창가에 두고 보니 시원한 전경이 근사한 배경 역할을 해 CD 케이스 무드등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작은 행복을 쌓은 다섯 사람. 어둠을 은은하게 밝혀주는 무드등처럼, 언젠가 유난히 지치고 고된 날이 온다면 오늘을 떠올리며 마음속 어둠을 밝히길 바란다.

TIP

필요 없는 CD를 바늘꽃이로 만들어 볼까요?

준비물 : CD, 자투리 천, 리본 장식, 솜, 글루건

① 자투리 천을 CD 케이스 크기보다 여유 있게 잘라줍니다.
② CD 가운데에 솜을 동그랗게 말아 올립니다.
③ 자투리 천을 CD와 솜을 함께 감쌉니다. 이때 솜이 눌리지 않게 조심합니다.
④ 글루건으로 CD와 천을 고정시킵니다.
⑤ 봉긋 솟아오른 솜 가외에 글루건으로 리본 장식을 부착합니다.

mini interview

박세진 대리

에너지생태계조성처

환경을 위하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일이라생각하는데, 이렇게 저만의 예술 작품을 만들수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감사했습니다.

길대영 대리

ICT운영처

오늘 업사이클링 체험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강사님께서 분리배출 등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셔서 환경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정민 대리

요금전략처

CD 케이스가 분리배출이 안 되는 플라스틱 혼합 재질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나름 분리배출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더 배워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이지민 대리

에너지생태계조성처

평소 리사이클링은 많이 하는 편인데, 업사이클링은 처음이었습니다. 제가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이 일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거라 마음에 듭니다.

오상희 대리

해외원전개발처

지구를 지키는 소중한 한 걸음을 내딛은 듯해서 보람찹니다. 앞으로도 탄소발자국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일상에서 노력하겠습니다.

강초희 사진김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