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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마음들, 떠나보내야 하는 마음들

책, 영화, 전시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삶에 유용한 영감과 지혜를 얻는 한전인의 ‘Talk’ 시간. 강원본부 및 철원지사와 함께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자세를 다룬 영화 <원더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PANEL

정혜인 대리

강원본부 재무자재부

모처럼 흥미가 생긴 운동이 수영이라는 정혜인 대리. 개봉 전부터 궁금했던 영화 <원더랜드>를 좋은 기회로 관람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고 한다. 자신의 감상평이 사보에 남겨질 생각에 걱정되지만, 그만큼 설레기도 한다고.

김성준 사원

강원본부 경영지원부

취업 전에는 영화를 자주 봤지만, 근래 여유가 되지 않아 영화관에 갈 일이 별로 없었던 김성준 사원은 이번 기회를 통해 좋은 영화를 감상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특히 독립적이면서도 한 편의 이야기로 연결된다는 게 인상적이었단다.

김기영 사원

철원지사 전력공급팀

김기영 사원은 평소 영화를 보고 난 후 감상평을 나누는 것을 즐기는 편으로, 철원에는 영화관이 몇 없어 아쉽단다. 영화 <만추>, <가족의 탄생> 등을 연출한 김태용 감독의 13년 만의 신작 소식에 들뜬 기분으로 이번 코너에 참여했다.

박소연 사원

철원지사 고객지원팀

헬스를 하다 러닝으로 퇴근 후 운동하고 있는 박소연 사원은 근처 중학교 운동장에서 밤바람을 맞으며 한참 뛰다 보면 시원한 기분에 몸과 마음이 건강해짐을 느낀다고 한다. 한 번쯤 사보에 참여하고 싶어 이번 ‘TALK’에 신청하게 됐다.

최재훈 사원

철원지사 전력공급팀

같은 지사에 근무하는 분들과 같이 영화를 보면서 친목 도모한 기회가 되어 좋았다는 최재훈 사원. 평소 영화를 즐겨 보는 편이다 보니 이번 코너에 참여하게 되어 기쁜 마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혜인

정인(수지)과 태주(박보검)의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다른 에피소드의 인물들과 다르게 태주는 죽은 사람이 아니었는데요. 오랜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 예전 같지 않은 현실의 태주와 과거의 밝은 모습을 한 가상현실의 태주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정인의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서 이 둘의 대사가 또렷하게 남아 있는 것 같아요. 태주가 정인에게 왜 나를 우주로 보냈냐고 물었을 때, 정인이 “네가 가장 먼 곳에 있는 것 같아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먼 곳이 우주였어”라고 대답했거든요. 죽지는 않았으나, 현실에 없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연인이 저 멀리 우주에 있는 것처럼 멀게 생각한 것 같아 안타까웠고, 또 어쩌면 태주가 아닌 정인의 마음이 우주속에 홀로 있던 태주처럼 외로웠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김성준

‘원더랜드’라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극 중 인물인 바이리(탕웨이)가 시스템의 한계를 벗어나 다른 세계로 가서 딸과 같은 장소에 도달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는데요. 그러면서 딸과 그의 어머니를 위로하는 모습에서 감명받았습니다.

김기영

기존의 김태용 감독의 작품들처럼 <원더랜드>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풍부하게 담겨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근 미래의 AI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캐릭터를 통해 감정선과 서사를 풀어가는 방식이 매우 흥미로웠고요. 저 역시 정인과 태주의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큰 사고를 당한 후 성격이 변해버린 채로 깨어난 태주와, 데이터로 구현한 AI 태주의 간극에서 갈등하는 정인의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박소연

조만간 ‘원더랜드’와 비슷한 기술력이 공급되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개인적으로 죽은 손자를 원더랜드로 구현한 할머니가 손자를 위해 힘들게 일하며 아이템을 구해 주지만, 계속해서 바라는 것만 커지는 손자가 할머니를 점점 귀찮아하는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데요. 저희에게 아낌없이 모든 것을 주시던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나서 그런것 같아요. 그래서 원더랜드가 공급되면 돌아가신 할머니를 뵙고 싶습니다. 예전처럼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최재훈

확실히 죽지 않았으나 죽은 것과 다름없던 태주와 AI로 구현한 태주 사이의 괴리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던 정인이 공감이 많이 됐는데요. 원더랜드라는 기술이 누군가에게는 사랑하는 이를 추억하고 기억할 수 있는 소중한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이별을 부정하고 현실을 외면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기에 AI를 사용함에 있어 보다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해요.

정혜인

영화 <원더랜드>의 인물들처럼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과 이별한 적은 없지만, 이별이라는 게 모든 관계에 깃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는 말도 있잖아요? 인연이나 관계의 형태는 모두 다 다르겠지만, 어찌 됐건 이별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만큼은 진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인연이든 관계든 어느 정도의 덤덤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별의 순간이 지나면 현실을 마주하고 살아가야 하는데, 이별의 슬픔에 매몰되면 삶이 힘들어질 것 같아요. ‘그땐 참 좋았었지’ 하면서 좋았던 기억만 담아놓고 털어낼 수 있는 담담한 자세를 기르고 싶습니다.

김성준

이별에는 결국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이별의 과정은 누구에게나 힘들겠지만, 특히나 남겨지게 되는 사람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원더랜드>를 추천하고 싶어요. 결국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모니터 너머의 사랑하는 사람(AI)을 일상에 들이게 되는데, 거기서 오는 괴리감이나 불편함, 실제로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맞는지조차도 의심하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계속해서 끝난 관계를 이어가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싶었어요. 진정으로 상대방을 사랑한다면 같은 시간을 보내는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김기영

이별은 하나의 세상이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갯벌과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합니다. 떠나간 연인이 주고 간 맛집 리스트, 추천해 준 취향 저격 영화들이 조개껍데기 같은 흔적들을 남기고 빠져나가면, 가끔은 갯벌에 앉아 그 사람과 함께한 무언가를 추억하듯이 그때의 맛집을 다시 찾아가 보기도 하고 취저 영화의 감독이 만든 신작 영화를 찾아보며 ‘그땐 그랬었지’ 하고 추억하는 게 이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만큼 영원한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자세는, 역설적이지만, 영원한 사랑에 대한 믿음 아닐까요? 쌓여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영원하다는 태도로 사랑에 임한다면, 헤어진 후에도 함께했던 추억만큼은 소중하게 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소연

저에게 이별이라 함은 ‘낙화’라는 시를 떠올리게 합니다. 슬프지만 극복해야 하는 대상인 것이죠. 이별은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고, 그를 통해 성숙해지기도 합니다.

최재훈

인간에게 내려진 여러 가지 축복 중 하나가 ‘망각’이라고 합니다. 가슴이 미어질 듯한 이별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기억들과 희석되어 흐려지듯, 소중한 존재와 이별을 마주했을 때 당연히 버티기 힘들겠지요.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수 있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도 그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편집실 사진네이버 영화 <원더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