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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가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은 자신의 성공과 명성이 우연에 의해 이뤄졌으며 자신이 가면을 쓰고 남들을 속이고 있다는 생각에 빠져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언젠가는 부족한 나의 모습이 드러나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이 가면 증후군의 핵심적 증상이다. 삶의 여러 방면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직장에서 달성한 성과가 자신의 능력보다 더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나,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업무를 수행할 충분한 자격이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흔하다.

직장인 A씨의사례

직장인 A씨는 조직에서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 친절하고 일 처리도 깔끔해서 모두 A씨를 좋아한다. 하지만 A씨는 학벌도, 능력도 시원치 않은 자신이 이 회사에 입사한 것부터가 단지 운때가 맞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왠지 모르게 동료가 쓴 보고서가 더 좋아 보이고, 똑같은 일을 다른 사람들은 더 빠르고 쉽게 처리하는 것 같아 좌절감을 느낀다. 요즘 들어 A씨는 어렵게 입사한 현재 회사를 포기하고 차라리 공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면 어떨까 하는 고민을 진지하게 하고 있다

가면 증후군의유형

완벽주의자

완벽주의자는 스스로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자책감과 자기회의에 빠진다. 완벽하게 하지 않은 모든 일은 실패라고 생각한다.

재능만능주의

타고난 재능만이 진짜라고 생각한다. 긴 시간 노력해서 이룬 성취는 별 볼 일 없거나 오히려 부끄러운 것이고, 빠르고 쉽게 일을 척척 처리해야 진짜 능력 있는 사람이다.

독립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남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잘 모르는 일을 물어보는 행동은 나에게 능력 없음을 드러내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전문가

항상 맡은 분야의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하다 느끼고 전문적 역량이 없는 사람으로 비칠까 봐 두려워한다.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몰두하지만, 그 때문에 일을 미루곤 한다.

왜 가면 증후군이생길까?

어린 시절 억압적이거나 과보호하는 환경에서 자랐다면 가면 증후군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부모 스스로 과도하게 목표 지향적이거나 자녀에게 성과를 강요한다면 아이는 목표를 성취해도 어딘가 부족하다 느끼게 된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역할은 가면 증후군의 트리거로 작용한다. 누구나 처음 해보는 일을 맞닥 뜨리게 되면 자신이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된다. 특히 새로운 환경에서 나만 소외된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가장 위험하다.
가면 증후군에 빠지기 쉬운 성격유형도 존재한다. 완벽주의적 성격은 성공 아니면 실패의 이분법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잘한 일에도 만족하지 못한다. 신경증적 성격은 불안, 긴장, 죄책감과 같은 부정적 감정에 특히 민감한 사람을 의미하는데 역시 가면 증후군에 취약한 성격이다.

가면 증후군극복하기

아무리 바빠도 때로는 하는 일을 멈추고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자신의 감정을 관찰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불안에 휩쓸려 지나치게 일에 몰두하다 보면 문제를 인식조차 못하게 된다. 내가 현재 어떤 상태이며 그에 대한 내 생각은 무엇인지, 그 생각은 나에게 어떤 감정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 마음을 차분히 들 여다보는 습관을 지녀보자. 자신의 장단점, 성취와 아쉬움을 균형 있게 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유의할 점은 머릿속으로 생각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머릿속 생각은 곧잘 부정의 늪으로 빠지곤 한다. 막연한 상념보다는 종이에 적으며 객관적인 증거를 찾아보거나 동료와의 대화, 상담 등을 통해 피드백을 받는 것이 나은 방법이다. 남들과 비교하는 습관도 재고해야 한다. 나의 비교 대상은 항상 과거의 나임을 명심하자. 하루하루 조금 더 나은 모습의 내가 된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서울역 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