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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도 꼰대 가 되어 가는 건 아닐까?

책, 영화, 전시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통해 삶에 유용한 영감과 지혜를 얻는 한전인의 ‘Talk’ 시간. 인천본부 직원들과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꼰대를 관찰하는 웹툰 <꼰대 관찰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PANEL

김주영 차장

인천본부 에너지효율부

TALK에 참여하면서 이번 콘텐츠인 웹툰 <꼰대 관찰자>를 보며 ‘혹시 나도?’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는 김주영 차장은 완독한 후 ‘나는 어떤 향기를 내고 있을까?’ 하고 궁금해졌다. 그렇다 보니 나이가 있는 편이며 직급이 상급자일수록 이 웹툰을 추천하고 싶다고. 꼰대를 관찰하는 주인공 시점에서 보는 ‘꼰대란 무엇인가’를 모두 한 번 쯤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강병훈 대리

인천본부 전략경영부

실내수영이 취미라고 밝힌 강병훈 대리의 또 하나의 취미는 영화나 책을 본 후 주변 사람과 토론하는 것이다. 5월호 ‘TALK’의 콘텐츠였던 영화 ‘댓글부대’에 대한 한전인들의 감상과 생각을 보며 굉장히 흥미로웠다고. 그래서 이번 TALK 참여가 의미 있다. 특히 나이 들수록 ‘꼰대’라는 단어가 피부에 와닿는 만큼, 많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박수연 대리

인천본부 재무계약부

어느덧 입사한 지 10년이 넘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박수연 대리의 MBTI는 ISFP다. 박수연 대리가 내향형인 I인 점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더러 있지만, 70% 정도 내향형이 맞다고. 취미 역시 혼자 할 수 있는 독서와 조용히 힐링할 수 있는 여행이다. 이번 웹툰을 보면서 ‘과연 누구나 꼰대가 안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이선후 사원

인천본부 전력공급부

2022년에 입사한 2년 차 사원인 이선후 사원. 생각이 너무 많은 성격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간혹 안좋은 감정을 끝까지 파고들어 힘들다고 속내를 꺼내 놓았다. 물론 긍정적인 자극을 받으면 그만큼 기분도 좋아진다. 이렇듯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하루를 정리하며 일기를 쓰는 습관을 들인 이선후사원. 산책도 그가 추천하는 감정 다스리기 중 하나다.

김주영

‘후배들에게 나는 어떤 상사로 비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 역시도 상사가 꼰대 같을 때 인상이 찌푸려지고는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나는 꼰대가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세월의 경험에서 나오는 충고와 불합리한 간섭의 차이가 무엇인지도 궁금했습니다. 물론 받아들이는 사람의 느낌이 중요하겠지만요. 한편으로는 자신의 위치에서 짊어져야 하는 업무의 무게가 서로 달라 표현의 방법이 상이해질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도 생각해 봤습니다.

강병훈

<꼰대 관찰자>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MZ세대가 기성세대(꼰대)들에게 ‘사이다’를 날리는 대리만족형 콘텐츠일 것으로 지레짐작했습니다. 하지만 회차가 진행될수록 작가의 의도는 꼰대세대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이 아니라 서로 다른 우리 모두를 이해해 보자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꼰대가 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며 회사생활을 하는 주인공 대곤마저 신입사원 힘찬에게 때때로 답답한 꼰대가 되고는 했죠. 반대로 대곤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던 상사들도 어떤 상황에서는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부서장이자 한 가족의 가장이라는 입체적인 인물 묘사가 흥미로웠습니다.

박수연

작품 해시태그에 ‘하이퍼리얼리즘’이 있었습니다. 한 회씩 보다 보니까 과연 PTSD가 온다는 댓글들이 공감되더라고요. 어떤 회사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캐릭터들이 어떤 사람이나 겪었을 법한 에피소드로 등장했어요. 서두에 대곤이 꼰대를 관찰하면서 ‘저런 사람이 되지 않겠다’로 시작하지만,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모두의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선후

웹툰을 보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제 주변에는 그런 분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언젠가 만나게 될 수 있겠죠. 혹은 미래의 제 모습이 될 수도 있고요.

김주영

꼰대가 되지 않으려는 주인공 대곤이 꼰대 관찰자가 되기로 한 후 느끼는 세대 간 내면적 갈등에서 인간관계는 단순히 저울로 평가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의 저울의 크기가 같지 않기에 누군가에게는 큰 무게를 평가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강병훈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의심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방법도 남에게는 그저 그런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저마다 남에게 차마 이야기할 수 없는 많은 사정들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자신에 대한 확신을 버리는 태도가 꼰대가 되기 직전의 나를 구해 줄 수 있는 안전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박수연

신입사원 힘찬이 입사하고 난 후 팀 내에서 ‘쟤는 요즘 애라 좀 까칠하다’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 양정심 팀장이 고슴도치에 비유하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낯설고 무섭고 잘 모르지만, 내가 다칠 것 같아서 가시를 세우는거니 잘 챙겨주라고 하는 장면이었거든요. 낯선 환경에서의 방어기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습니다.

이선후

50회의 말의 무게 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 과장님이 장례식장이 처음이라 서투른 대곤에게 넥타이를 매주면서 한 말이 있습니다. “그저 ‘잘’하려고만 하다가 중요한 걸 놓쳤어.” 그리고 “선배로서 잘 가르쳐 주고 싶었던 마음이 내가 부족한 인간이라 너에게 괴롭힘이 됐다.”입니다. 후배에게 잘해주고 싶었던 선배가 대곤에게 최악의 선배가 된 것처럼, 사람은 누구에겐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겐 미움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김주영

과거 자기 경험에 빗대어 충고하거나 잘못한 점을 비난만 하고 끝나면 간섭이지 않을까 합니다. 잘못된 점을 지적하든 경험을 이야기하든 중요한 점은 듣는 이가 생각해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아요. 조직생활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결정에 대한 무게가 늘어가는 것 또한 당연한 일입니다. 그 결정들 속에서 소통의 방법이 남다를 수 있겠죠. 하지만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 혼자만의 조직이 아니잖아요? 우리의 조직이기에 서로의 다름을 인정한다면 괜찮은 조직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박수연

웹툰으로 보다 보니 댓글도 같이 보게 됐는데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꼰대의 범위가 엄청나게 넓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등장인물 중에 꼰대가 아닌 사람은 차미정 대리밖에 없는 느낌이더라고요. 회사에서 만나는 인격적, 도덕적 가치관이 나와 다른 사람들을 다 꼰대라고 부르는 자세 또한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관점에서는 누구나 꼰대가 안 될 수가 없을 듯합니다.

편집실 사진네이버 웹툰 <꼰대 관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