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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혹시 나도 회피형 인간?

회피형 인간이라고 하면 연애관계에서 잠수 타는 사람이 떠오른다. 회피형이란 개념 자체가 로맨틱한 관계 내 애착 유형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직장에서도 회피형 인간은 자주 볼 수 있다. 연인 관계에서처럼 두드러지지 않을 뿐이다.
직장에서의 회피형 인간은 업무성과와 직접 연관을 가진다는 점에서 있어서, 회피형 성향을 알아보는 작업은 가치가 있다.

회피형 성격을 측정하는 척도를 참조하여 이 글의 내용과 의도에 맞게 각색한 버전이다. 체크한 항목이 많을수록 회피형 성격의 특징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으며, 한 가지 문항에 해당하더라도 자신의 성격 특성에 대한 유의미한 특성을 제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보자. 회피형 성격이라고 단정 지어 진단을 내리기보다는, 회피형 성향이 자주 나타나는지 스스로를 성찰하는 도구로 활용하길 권한다.

직장인회피형 인간의특징 1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 중인 동료 간 사례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맡은 보고서 파트 중에 해외사례가 더 필요해서 요청드려요. 영국 사례 빠르게 공유 부탁드려도 될까요?

(매우 귀찮은 표정으로) 저도 지금 일이 좀 많이 밀려 있는데...

이때 회피형 A는 성과에 있어 중요한 자료임에도 해당 자료를 빼기로 결정한다. 최초 구상과는 달리 ‘굳이 영국 사례가 없어도 되지? 빼고 가자’라고 생각을 고치며 혼자 마무리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마련하기로 한다.

위의 사례에서는 의사소통의 껄끄러운 부분을 피하고 있다. A는 보고서의 완성도를 위해서 영국 사례가 필요하다는 객관적인 진실을 외면하고, B와의 관계가 불편해질까 봐 염려되어 영국 사례는 굳이 필요하지 않겠다고 생각을 바꾼다. 갈등으로 야기되는 불편함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업무 성과를 희생하는 패턴은 이외에도 다양한 장면에서 반복된다.

회피하는가? 2

불편함을 피하는 심리는 몇 가지 생각으로 표현될 수 있다. “좋은 게 좋은 거니까”, “평화는 좋은것, 갈등은 나쁜 것”과 같은 생각들이 갈등을 직면하기보다는 피하게 만든다. 즉, 구체적인 논점을 흐리게 만들고, 대충 넘어가는 상황을 초래한다. 평화는 좋은 것이지만, 언제나 평화로울 수는 없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성과를 희생시키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치명적이다. “그냥 내가 해결해 버리면 되니까” 하고 합리화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상호의존성이 있는 직장에서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게다가 조직에서의 영향력이 커지는 포지션에 있는 사람일수록 갈등관리의 회피는 장기적으로 성과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하기에 회피형 성격으로 굳어지기 이전에 본인의 행동 패턴을 성찰해 보자.

회피형 성향에서벗어나고 싶다면이것부터! 3

갈등으로 인한 상처는 인간관계에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상대방이 너무나 쉽게 상처받고 불편해질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실제로 껄끄러운 얘기를 해도 상대방은 그렇게까지 타격받지 않는 일도 많다. 미리 앞서 갈등을 차단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회피형 성향이 있다고 느낀다면 지금부터는 갈등관리를 해보는 방향으로 행동패턴을 새롭게 만들어 보자. 상대방과의 갈등이 예기되는 상황에서 눈 질끈 감고 나의 요청을 한 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해 보는 것이다. 상황을 솔직하게 전하는 것부터가 유의미한 시작이다. 이후에 상대방이 요청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상대방의 결정이다. 다만, 나의 입장에서는 욕구를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는 거다. 회피하지 않고 직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혜진 상담심리사(잇셀프컴퍼니 대표, 『나를 아프게 한 건 항상 나였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