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계를 경험하는 '스파르탄 레이스'

매너리즘에 빠진 이들에게 적극 추천

스파르탄 레이스는 스파르탄의 강한 의지와 도전정신을 모티프로 만든 장애물 마라톤으로, 코스가 험하고 위험한 장애물이 많아 참가자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한다. 더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 극한의 장애물에 도전하는 레이스! 그것이 바로 스파르탄 레이스 정신이다.
경영지원처 이성민 차장, 인천본부 변재원 차장, 전력기금사업단 김희철 차장, 우리 입사 동기 3인은 그동안 직장과 가정에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 해왔다. 하지만 업무와 가족을 오가며 일상에 갇혀 있는 동안 정작 ‘나’는 없고 ‘사회적 껍질’만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덧 10년 차가 훌쩍 지나버린 중년의 K-직장인만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이었다. 업무 연차에 반비례해 줄어드는 체력을 느끼며 무엇인가 잘못됨을 느꼈다. 어느 순간부터 달리면 호흡이 가쁘고 벤치프레스 중량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무릎도 아프고 운동뿐만 아니라 만사가 귀찮았다. 몸도 마음도 점차 예전 같지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몸과 마음이 더 녹슬기 전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우리는 오랜 시간 정체되어 있었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스파르탄 레이스 체험기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철조망 장애물 극복 코스를 보는 순간, 혼란스러웠다. 유격훈련의 익숙한 향기가 나는 장애물 코스는 극렬한 반감이 드는 동시에 체력의 정점을 찍었던 시절의 그리움도 함께 느껴졌다. 이것은 알고리즘 신이 점지해 준 계시라는 생각이 들며 따분한 일상을 깨는 도파민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장애물을 넘는 순간만큼은 쌩쌩했던 1번 올빼미로 돌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우리는 비스트(21k), 슈퍼(10k), 스프린트(5k) 3개의 코스 중에서 중급난이도에 도전해 보자고 결의했다. 슈퍼 코스라니 이름이 얼마나 멋진가? 이 코스를 통과하면 슈퍼맨이 될 것만 같았다. 마치 시골 청년 클락켄트가 슈퍼맨으로 변신하듯이.
하지만 대회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특히 직장인 유부남에게 업무와 육아를 병행하기도 부족한 시간을 운동에 쏟는다는 것은 장애물 극복만큼이나 어려운 과제였다. 그러나 목표를 정하고 팀으로 대회 접수를 했으니 물릴 수 없었다. 3개월간 시간을 쪼개어 틈날 때마다 뛰고 근력운동에 매진했다. 대회 당일, 출발선에 선우리는 스파르탄처럼 “AROO! ROO! AROO!” 구호를 외치며 출발했다. 여러 차례 호흡곤란과 근육경련으로 쓰러졌지만 뜨거운 동기애로 서로를 부축하고 밀고 끌며 결승선을 향해 달렸다. 2023년 10월 22일, 마침내 10km 구간 25개 장애물을 극복하고 슈퍼 코스를 완주했다.
도전에 한계는 없다. 매너리즘에 빠진 친구들에게 묻고 싶다. WHAT IS YOUR PROFESSION?